이라크 주재 외교관 철수 러시

이라크 주재 외교관 철수 러시

입력 2003-02-05 00:00
수정 2003-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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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특별 회의에서 이라크가 유엔 결의를 위반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제시할 예정인 가운데 이라크 주재 각국 외교관들은 철수를 서두르고 있다.

또 걸프지역에 자국민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도 전쟁이 발생했을 때 자국민을 돕기 위한 비상계획 수립을 마련하는 등 대비책을 서두르고 있다.

세계 각국들이 이라크 위기 해결을 위한 다양한 외교노력을 벌이고는 있지만,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이라크 전쟁의 카운트다운이 최종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히고 미국과 영국이 걸프지역에 병력을 꾸준히 증강시키는 등 전운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긴장지역 탈출 러시

1991년 걸프전이 끝난 뒤 미국이 폴란드 대사관에 설치한 이익대표부를 관할해온 폴란드 외교관이 5일 이라크를 떠난다.바그다드 주재 유고슬라비아와 스페인 외교관들은 이미 철수했다.일본은 지난달 말까지 이라크에 거주하는 자국민들을 철수시켰다.

철수행렬은 인접국에도 미치고 있다.쿠웨이트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곳에 거주하는8000명의 미국인들에게 이 지역을 벗어날 것을 강력히 권하고 있다.쿠웨이트 내 미국인 학교 두 곳은 10일부터 6주간의 휴교에 들어간다.쿠웨이트는 지난 주말부터 주요 도로의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인근 바레인 주재 외국 대사관들은 자국민들에게 대사관에 등록할 것을 요청하는 긴급 공문을 보냈다.바레인 주재 미 대사관은 현지 자국민들에게 식량과 식수,필수 의료품 등을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하고 있는 미국인들에게는 가족들을 해외로 보내라는 권고가 떨어졌다.4일 걸프지역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필리핀과 인도·파키스탄·스리랑카 등 아시아 국가들의 고위 정부관리들은 최근 걸프지역을 방문,자국민들에게 유사시 정부 지원을 재차 약속했다.

●파월이 제시할 증거에 관심

파월 국무장관은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의 4일자 기고문에서 자신이 내놓을 증거가 결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이라크가 숨기려 노력해온 무기개발 계획과 관련된 증거를 제공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거는 이라크의 이동식 생물무기시설 사진,이라크 관리들의 감청 자료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감청 자료는 이라크 관리들이 무기사찰단의 조사에 앞서 문제의 물질들을 이동시키는 것을 의논하고 이라크 과학자들에게 어떻게 사찰단들의 질문을 벗어나는지 가르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번 특별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외무장관들이 기대하는 증거는 이라크와 알 카에다의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다.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의 국정연설에서 “파월 장관이 이라크와 테러범들의 연계를 입증하는 정보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제2의 유엔 결의안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인 프랑스 관리들은 만일 이 증거가 제시된다면 프랑스 여론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파월 장관은 “미국은 이라크의 평화적 무장해제를 추구하고 있다.”면서도 “전쟁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전쟁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경하기자·외신 lark3@
2003-02-0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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