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천억’ 국민 납득이 먼저다

[사설] ‘4천억’ 국민 납득이 먼저다

입력 2003-02-03 00:00
수정 2003-02-0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감사원이 지난달 30일 현대상선에 대한 산업은행의 4000억원 대출과 관련한 회계감사 결과를 발표한 뒤 논란이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김대중 대통령이 현대의 경협자금 중 일부가 북한에 지원됐다고 하더라도 남북 관계와 통일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해 사법심사 대상에서 제외토록 지시했기 때문이다.한나라당과 민주당 일각에서는 진상 규명이 우선돼야 한다는 논리로 국정조사권 발동을 들먹이고 있다.대통령이 사실상 수사 중단을 지시한 상황에서 검찰이 제대로 진상을 밝힐 수 있겠느냐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기소를 전제로 수사해야 하는 검찰 역시 거북스럽기는 마찬가지다.이같은 상황에서 북측은 현대의 2235억원 대북 송금이 합법·정상적인 거래였다며 현대측을 거들고 나섰다.

우리는 대북 송금이 갖는 특수성과 폭발력을 감안할 때 일반 범죄사건과는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남북관계에 미칠 파장 등에 대한 세심한 고려와 함께 ‘민족적인’ 판단이 요구된다는 뜻이다.독일의 통일과정에서도 확인됐듯이 남북관계에서는 통치권 차원의판단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가 하면 상당기간 동안 비밀에 부쳐야 할 부분도 있는 것이다.그럼에도 국회에 대한 사전 설명 등 과거 독일이 원칙으로 삼았던 ‘투명성’ 확보 절차가 생략됐던 점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대북 송금은 궁지에 몰린 끝에 마지못해 실토한 모양새가 됐다.사안의 성격상 정치적 해결이 필요함에도 동의를 얻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 할 수 있다.

국민들은 지금 특정인에 대한 사법처리보다 대북 송금의 진실을 알고자 한다.전 국민을 상대로 한 공개가 어렵다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정치적인 해법은 그 다음에 모색할 문제다.

2003-02-03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