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민주당의 ‘로맨스와 불륜’

[오늘의 눈] 민주당의 ‘로맨스와 불륜’

곽태헌 기자 기자
입력 2003-01-24 00:00
수정 2003-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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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4년 3월31일 당시 야당인 민주당은 당보를 통해 김영삼(金泳三·YS) 대통령의 문민정부 낙하산 인사를 비판했다.민주당보는 “역대 군사정권이 자행하던 논공행상식 낙하산 인사의 폐해가 YS정부 들어 오히려 심화됐다.”고 주장했다.공기업에 특채된 사람은 YS의 사조직인 민주산악회와 나라사랑실천운동본부 출신인사,YS의 개인측근,민자당 당료 및 해직당직자로 크게 나눌 수 있으며 이사급 이상의 간부만도 210명이 넘는다는 게 민주당보의 내용이었다.

공기업 낙하산 인사가 문제가 된 것은 이처럼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최근 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민주당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이 “당내 인사 250∼300명을 선발해 공기업에 진출시키기로 했다.”고 발언한 이후 낙하산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민주당은 불만이 많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22일 집무실에서 정대철 최고위원,정균환(鄭均桓) 총무,문희상(文喜相)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낙하산 인사라고 하는 것은 정당정치를 잘 모르고 하는 말들”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소식을 전하는 ‘인수위 브리핑’은 “개혁참여와 낙하산 인사는 구분해야 한다.”고 언론의 보도를 비판했다.

적지않은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이나 적당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는 국민들도 많다.이런 점에서 전문성을 갖춘 정치권 인사를 공기업에 보내 개혁을 하겠다는 민주당의 방침에도 일리가 있다.하지만 과거 정권이 하던 것은 완전한 낙하산이었고,내가 하려는 것은 ‘숭고한’ 개혁이라는 주장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공감할까.민주당의 시각은 ‘내가 외도하면 로맨스고,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의 자기합리화는 아닐까.‘혹시나’ 하는 기대가 ‘역시나’ 하는 실망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tiger@kdaily.com

곽 태 헌



정치팀 차장
2003-01-2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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