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한얼테마박물관 이우로씨 “고철도 그의 손 거치면 훌륭한 과학문화재로”

여주 한얼테마박물관 이우로씨 “고철도 그의 손 거치면 훌륭한 과학문화재로”

입력 2003-01-20 00:00
수정 2003-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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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큰 기차 카페는 처음 보네요.”“아닌데요.박물관입니다.”

경기도 여주에 있는 한얼테마박물관에서는 종종 이런 대화가 오간다.서울지하철 1호선에서 퇴역한 전동차 12량과 우편열차 2량이 폐교 마당을 가득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전동차와 우편열차들은 그대로 박물관의 전시실이자 수장고로 쓰인다.

현재 정식으로 인가받은 박물관은 과학문화관과 전적유물관,고문서유물관 등 셋.조만간 카메라와 산업디자인·의학·컴퓨터·광학·과학기술·자연사박물관을 만들어 10가지를 채우게 된다.장기적으로는 모두 20가지 박물관을 한 단지에 설립하여 글자 그대로 테마박물관을 꾸민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거창한 구상을 현실화해 나가는 이가 이우로(李雨魯·76) 한얼전통문화보존협회 회장이다.과학문화재 수집광에서 박물관운동가로 변신한 지 올해로 7년째.

이 회장이 40여년 동안 모은 과학문화재는 20여만점.열차와 폐교건물,창고 등 박물관 말고 그의 서울 집에도 발디딜 틈이 없이 들어차 있다.며느리가 시집올 때 가져온 장롱을 들여놓지 못하고마당에서 비를 맞혀,결국은 썩어서 버려야 했다고 한다.

그의 박물관관(觀)은 독특하다.박물관은 값비싼 것,귀중한 것을 감상하는 곳이 아니라 깨닫고,체험하고,즐기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컴퓨터박물관이라면 컴퓨터만 전시하는 곳이어서는 안된다.에디슨의 발명품에서부터 진공관·트랜지스터·반도체와,이것들을 이용한 제품들을 체계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컴퓨터가 전기전자 공학의 발전에 따른 역사의 산물이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또 박물관은 그냥 보기만 하는 곳이어서는 안된다.특히 청소년은 직접 만져보고,가능하면 분해까지 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문화재는 특히 겉모습 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원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얼마전 찾은 서울과학고 학생들은 “꿈의 박물관”이라는 찬사로 그를 기쁘게 했다.

이 회장은 종종 외부의 특별전에 소장품을 출품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언제나 흔쾌히 응하지만 조건을 붙인다.

그냥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부속품을 자신이댈 테니 고장은 걱정하지 말라면서.이미 갖고 있는 물건이라도 자꾸 사들이는 까닭은,체험하는 박물관이 되려면 전시품이 살아 있어야 하고 많은 부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40여년 동안 수집한 것은 좋게 말하면 잡동사니고,심하게 표현하면 고철뭉치다.그러나 이 잡동사니 고철뭉치가 그의 손을 거치면 훌륭한 과학문화재로 되살아난다.

그는 얼마전 이천의 고물상에서 1945년에 만든 미군용 X레이촬영기를 고철 값만 치르고 가져왔다.

전문가 감정 결과는 우리나라에서는 다시 찾기 힘든 희귀품이었다.게다가 분해하여 청소하니 여전히 작동했다.의학박물관에는 빠질 수 없는 전시품이다.

이 회장에게는 지금 서울시가 뚝섬에 문화공원을 예정대로 추진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이곳에 ‘서울테마박물관’을 세울 부지 1200여평을 약속받았지만,뚝섬개발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에 박물관을 세워도 여주박물관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생각이다.나아가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박물관을 세운다는 계획이다.이를 위해 테마박물관에참여할 다양한 분야의 동조자들도 규합하고 있다.테마박물관을 찾으려면 전화를 미리 하는 것이 좋다.관람료는 어른 2000원,어린이 1000원.(031)881-63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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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서동철기자 dcsuh@
2003-01-2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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