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W세대 정치문화 낙관 이르다

[마당] W세대 정치문화 낙관 이르다

김창남 기자 기자
입력 2003-01-15 00:00
수정 2003-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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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세대, 정치를 문화로 인식 20대 여전히 정치에 무관심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되어가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번 선거 결과에 관심을 놓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결과를 승리로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나 패배로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나,국민경선으로부터 노무현씨의 당선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이 그 어떤 드라마보다도 더 극적이며 충격이라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어 보인다.

대선 결과 평가에서 가장 자주 들을 수 있는 것은,이번 선거가 유례없는 세대간 대결 양상을 보였으며 20,30대의 변화 욕구가 결과를 가름했다는 분석이다.일부에서는 이에 대해 지극히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인다.정치가 세대간 대결로 치닫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표면적인 주장이지만,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젊은 세대 특유의 자유분방한 에너지가 사회를 움직이는 힘으로 등장한 현실이 못내 불안하고 불만스럽다는 시각이 깔려 있다.

좀 더 드러내놓고 말한다면,정치는 사회적 주류를 차지한 사람들의 것이어야지 ‘멋모르는’ 젊은이들의 감성적 판단에 맡겨놓을 수없다는 생각이다.그러나 이는 분명히 잘못됐다.무엇보다도 이번 대선은 결코 세대간 ‘대결’이나 ‘대립’이 아니었다.연령대별로 일정한 정도로 지지도 변화가 나타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세대간 대결이라기보다 세대에 따라 정치에 대한 인식이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사람들의 정치의식은 당연하게도 그들이 성장한 시대의 산물이다.40대 후반 이상 세대의 정치의식이,한국사회가 병영사회적 틀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형성된 것인 반면 그 이하 세대는 사회변화의 과정을 겪으며 좀 더 민주적인 생활문화 속에서 정치에 대한 의식과 감각을 형성했다.기성세대에게 정치가 여전히 무겁고 딱딱한 좁은 의미의 정치일 뿐이라면,젊은 세대로 갈수록 정치는 일상이며 문화이며 축제이다.‘붉은 악마’에서 ‘노사모’,그리고 ‘촛불시위’에 이르는 일련의 사건들은 새로운 세대가 기성세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다시 말해 좀 더 일상적이며 문화적인 차원에서 정치를 받아들이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그들은 적어도 상대적으로 이념의 억압이나 국가주의의 맹목으로부터 자유롭다.이제야 비로소 우리 사회는 정치를 일상과 문화의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세대를 갖게 된 것이며,이는 명백한 발전의 징후이다.

나는 오히려 이번 대선 결과에서 젊은층의 문화적 에너지가 아직도 충분히 정치화하지 못했다는 측면에 좀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젊은층의 변화 욕구와 문화적 에너지가 노무현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음은 틀림없지만 여전히 그 힘을 낙관하기는 어렵다.그것은 20,30대의 낮은 투표율에서 잘 드러난다.

특히 47.5%에 불과한 20대의 투표율은,여전히 반수 이상의 20대가 정치적 무관심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말해준다.보수 담론이 여전히 압도적인 상황에서 젊은층의 정치적 무관심은,일부 문화주의자들이 주장하듯 기성사회로부터의 ‘탈주’가 아니라 그저 기성사회의 ‘보수’일 뿐이다.앞으로 우리사회의 개혁과 변화가 성공하는가 못하는가는 이 정치적 무관심의 감옥에 갇힌 젊은 세대의 문화적 에너지를 어떻게 끄집어내어 사회적 힘으로 전화하는가에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막 시작된 청년문화운동을 새롭게 추슬러야 할 때라 믿는다.무관심이 아니라 참여를 통해 일상과 문화의 차원에서 정치를 실천하는 젊은 세대의 힘을 만들어내는 운동 말이다.

김 창 남
2003-01-1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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