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부당한 압력을 않겠다.그렇다고 굽신거리지도 않겠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해 3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이렇게 일갈했다.노 당선자는 후보가 되기 전부터 일부 보수언론에 강한 반감을 표출했었기에,당선 후 그가 언론에 어떤 자세를 취할지에 많은 관심이 쏠려왔다.
그런 노 당선자의 대(對)언론 행보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일단 ‘설득’과 ‘채찍’을 병행하면서 정면 대응을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겉으로만 봐서는 지난해부터 천명해온 자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듯하다.
●“협조해 달라.”
신계륜 당선자 비서실장은 9일 “노 당선자가 곧 신문사 편집국장과 외교·통일,경제분야 논설위원들을 만나 북한 핵,경제개혁 등 당면 현안들에 대해 새 정부의 의중을 설명한 뒤 정확한 보도가 나오도록 이해를 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노 당선자는 발행인 등 언론사 고위층을 만날 계획은 없다.”고 말해 언론 접촉의 목적이 ‘거래’가 아니라,당당한 정책홍보에 있음을 강조했다.그렇다 하더라도 대통령 당선자가 발행인 등을 제쳐놓고 일선 편집국장을 만나 이해를 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노 당선자는 그동안 ‘인터넷을 통한 각료 추천’ 등 온라인 매체에 주로 신경을 쏟아왔던 터였다.인수위 관계자는 “최근 한국내 취재원 접근이 어려운 외신들이 한국신문의 부정적이고 설익은 기사를 무조건 베낌에 따라 새 정부의 정책이 혼선을 띠는 것처럼 외국투자가에 비쳐지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격의없이 듣는다.”
노 당선자는 이날 오후 갑자기 한겨레신문사를 방문,최학래 사장과 정연주 논설주간을 만났다.북핵 문제와 한·미관계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대통령 당선자가 특정 언론사를 방문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대중목욕탕을 찾는 식의 ‘노무현 스타일’”이라는 해석이 나왔다.전날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 사실을 보도한 조선일보를 의식한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낙연 당선자 대변인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두 번이나 만난 원로 언론인도 계시고 워싱턴에 오래계셨던 중견 언론인이 있어서 그분들로부터 의견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원칙은 지킨다.”
노 당선자는 공정위의 언론사 부당내부거래 과징금 취소 결정과 관련,감사원에 특별감사를 요청하라고 인수위에 지시했다.언론사라고 대충 넘어가지 않겠다는 의사인 셈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공정위 결정에 대해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새 정부가 언론 봐주기를 통한 길들이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노 당선자가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인수위 관계자는 “특감이 실시되더라도 공정위의 결정이 뒤집히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노 당선자의 뜻은 국민이 의아해하는 부분을 명확히 짚고 넘어가려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내 책임이다.”
전날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 사실이 조선일보에만 보도된 데 대해 인수위 내부에서도 말이 많다.그동안 노 당선자는 조선일보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왔기 때문이다.노 당선자는 이날 오전 집무실을 나오다 몇몇 기자들과 마주치자 심각한 표정으로 “내가 보안의식이 없어서 이렇게 됐네….내 책임이다.미안하다.”고 했다.이어 유출 경위를 알아보도록 비서실에 지시했다.
그러나 노 당선자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지지자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한 네티즌은 “조선일보와 화해하는 듯한 비굴한 처사가 많은 지지자를 실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해 3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이렇게 일갈했다.노 당선자는 후보가 되기 전부터 일부 보수언론에 강한 반감을 표출했었기에,당선 후 그가 언론에 어떤 자세를 취할지에 많은 관심이 쏠려왔다.
그런 노 당선자의 대(對)언론 행보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일단 ‘설득’과 ‘채찍’을 병행하면서 정면 대응을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겉으로만 봐서는 지난해부터 천명해온 자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듯하다.
●“협조해 달라.”
신계륜 당선자 비서실장은 9일 “노 당선자가 곧 신문사 편집국장과 외교·통일,경제분야 논설위원들을 만나 북한 핵,경제개혁 등 당면 현안들에 대해 새 정부의 의중을 설명한 뒤 정확한 보도가 나오도록 이해를 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노 당선자는 발행인 등 언론사 고위층을 만날 계획은 없다.”고 말해 언론 접촉의 목적이 ‘거래’가 아니라,당당한 정책홍보에 있음을 강조했다.그렇다 하더라도 대통령 당선자가 발행인 등을 제쳐놓고 일선 편집국장을 만나 이해를 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노 당선자는 그동안 ‘인터넷을 통한 각료 추천’ 등 온라인 매체에 주로 신경을 쏟아왔던 터였다.인수위 관계자는 “최근 한국내 취재원 접근이 어려운 외신들이 한국신문의 부정적이고 설익은 기사를 무조건 베낌에 따라 새 정부의 정책이 혼선을 띠는 것처럼 외국투자가에 비쳐지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격의없이 듣는다.”
노 당선자는 이날 오후 갑자기 한겨레신문사를 방문,최학래 사장과 정연주 논설주간을 만났다.북핵 문제와 한·미관계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대통령 당선자가 특정 언론사를 방문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대중목욕탕을 찾는 식의 ‘노무현 스타일’”이라는 해석이 나왔다.전날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 사실을 보도한 조선일보를 의식한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낙연 당선자 대변인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두 번이나 만난 원로 언론인도 계시고 워싱턴에 오래계셨던 중견 언론인이 있어서 그분들로부터 의견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원칙은 지킨다.”
노 당선자는 공정위의 언론사 부당내부거래 과징금 취소 결정과 관련,감사원에 특별감사를 요청하라고 인수위에 지시했다.언론사라고 대충 넘어가지 않겠다는 의사인 셈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공정위 결정에 대해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새 정부가 언론 봐주기를 통한 길들이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노 당선자가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인수위 관계자는 “특감이 실시되더라도 공정위의 결정이 뒤집히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노 당선자의 뜻은 국민이 의아해하는 부분을 명확히 짚고 넘어가려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내 책임이다.”
전날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 사실이 조선일보에만 보도된 데 대해 인수위 내부에서도 말이 많다.그동안 노 당선자는 조선일보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왔기 때문이다.노 당선자는 이날 오전 집무실을 나오다 몇몇 기자들과 마주치자 심각한 표정으로 “내가 보안의식이 없어서 이렇게 됐네….내 책임이다.미안하다.”고 했다.이어 유출 경위를 알아보도록 비서실에 지시했다.
그러나 노 당선자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지지자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한 네티즌은 “조선일보와 화해하는 듯한 비굴한 처사가 많은 지지자를 실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2003-01-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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