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희빈’ 포르노 만들건가

[사설] ‘장희빈’ 포르노 만들건가

입력 2002-11-20 00:00
수정 2002-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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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 21세기식 새로운 사극의 실체가 고작 남녀혼욕(混浴),동성애,방중술(房中術)이란 말인가.

KBS의 수목드라마 ‘장희빈’의 괴이한 궁중생활 묘사가 포르노를 뺨칠 정도로 점입가경이다.21일 방영분에서는 궁궐 입성에 성공한 장희빈에게 또 다른 궁녀가 겁탈을 시도하는 동성애 장면이 방영될 것이라 한다.또 27일 방영분에서는 궁녀들이 왕에게 사랑받기 위한 비법으로서 애무훈련 차원의 ‘감핥기’,‘두 무릎으로 팥알 집어올리기’장면이 전파를 탄다고 하니 이것이 과연 에로비디오인지 공영방송사 드라마인지 가늠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제작진은 당초 왕이 아니라 인간의 모습을 그린 ‘궁중 홈드라마’를 만들겠으며 궁중 생활의 ‘일상사’를 자세히 재현하겠다고 기획 의도를 밝힌 바 있다.그러나 실제 드라마가 되어가는 모습은 글래머 여배우를 십분 활용한 눈요기식 장면으로 시청률을 올리겠다는 심산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물론 제작진은 이런 장면들이 극의 흐름상 필요한 부분이며 야사(野史)를 충실히 따른 것이라 말할 것이다.그러나 수많은 사료들 중에서 유독 이처럼 망측한 사실들만을 골라 재현한다면 역사 왜곡의 부작용은 어떻게 할 것인가.야한 내용은 ‘19세 이상’등급을 붙여 방송하면 그만이라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그러나 등급 딱지가 어린이·청소년들의 TV시청을 막지는 못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조사에 의해 드러나고 있다.

벌써부터 어린이·청소년에게 악영향을 우려하는 비판의 글들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쇄도하고 있다.우리는 아직도 문제의 내용들이 방송 전에 있다는 점에서 아주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방송사는 지금이라도 이런 비판을 수용해 본래 기획의도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2002-11-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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