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호소…약제조 유도후 몰카 찰칵 한밤 팜파라치 기승

“”응급””호소…약제조 유도후 몰카 찰칵 한밤 팜파라치 기승

입력 2002-11-16 00:00
수정 2002-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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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서 약을 조제하는 행위나 약사가 아닌 사람이 약을 다루는 불법행위를 당국에 고발해 포상금을 따내는 신종 전문신고꾼 ‘팜파라치(Pharm-parazzi)’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로 2인1조로 행동하는 이들은 1명이 약사에게 “긴급한 상황”이라며 처방전을 제시해야 조제할 수 있는 의약품을 처방전 없이 내주도록 설득한 뒤 나머지 1명이 몰래카메라로 임의조제 장면을 촬영하거나 녹취하는 수법을 쓴다.보건복지부가 지난 7월 의약분업 위반 시민포상금제를 실시한 이후 증거확보가 쉽지 않아 그동안 고발 건수가 거의 없었으나 최근 이같은 ‘함정 신고’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교통위반 신고꾼인 ‘카파라치’ 출신으로,지난 3일 경찰청이 “내년부터 교통법규 위반 시민포상금제의 전면 폐지를 검토한다.”고 발표한 이후 ‘업종’을 바꿔 약국가로 몰리고 있다.인터넷 ‘카파라치 동호회’ 사이트에는 ‘팜파라치로의 전환’을 권유하는 글이 속속 오르고 있다.

약사의 대체조제와 무자격자의 조제행위를 고발하면 각각 10만원과 20만원을 포상금으로 받는다.또 법원의 확정 판결 이후 위반 약국에 부과되는 과태료의 10%인 20만원을 추가로 받게 된다.한 차례 고발에 최대 50만∼60만원까지 포상금을 따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발당한 약국은 15일 자격정지에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대한약사회와 일선 보건소 등에 따르면 이달들어 ‘팜파라치’에 의해 고발된 약국은 서울과 경기지역에만 각각 42곳과 20여곳 등 60여곳에 이른다.서울의 강서구 10곳,영등포구 7곳,광진·성동·은평구 각각 3∼5곳,경기의 일산·고양 각각 10여곳이 고발당했다.서울시 의약과 관계자는 “고발 건수 모두 경찰의 교통포상금 폐지 방침이 발표된 뒤인 지난 9일 이후 접수됐다.”고 밝혔다.

지난 11일에는 남녀 한쌍의 ‘팜파라치’가 서울 강서구 10건 등 한꺼번에 수십건의 신고를 각구 보건소에 접수했다.서울 중구에 사는 김모(25)·민모(25·여)씨라고만 알려진 이들은 밤늦게 약국에 들어가 “아이가 몹시 아픈데 병원이 문을 닫았다.제발 처방전 없이도 약을 사게 해달라.”고애원한 뒤 의약품을 건네받는 장면을 몰래카메라로 촬영,테이프를 보건소에 증거로 제출했다.

신고를 접수한 보건소 관계자는 “이들이 얼마 전까지 ‘카파라치’ 생활을 했다고 한다.”면서 “보건소 등에 ‘신고방법’과 ‘포상금 액수’를 문의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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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기자 tomcat@
2002-11-1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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