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밀어내기 대출 ‘위험수위’

은행 밀어내기 대출 ‘위험수위’

입력 2002-11-16 00:00
수정 2002-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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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증가세가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중소기업대출의 부실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중소기업 대출은 기업의 자금수요보다는 은행의 떠안기기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대출받는 곳은 중소기업이라기보다는 사업자등록증만 갖고 있는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이에 따라 경기가 급속히 악화될 경우 중소기업대출 부실은 가계대출보다 더 큰 폭발성을 안고 있다.

한은은 15일 열린 박승 총재와 은행장들과의 금융협의회에서 “중소기업대출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한은 관계자도 “중소기업 대출의 내용과 증가추세를 예의주시할 계획”이라며 중소기업 대출의 문제점을 제기했다.이 관계자는 “기업 체감경기는 나빠지고 있는데 시설투자가 아닌 경상경비 성격의 은행대출을 늘리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신규대출은 지난 7월 2조 2578억원 증가한 뒤 증가세가 이어져 지난달에는 4조 8772억원이 늘었다.한달새 23∼33%씩 급증하고 있다.올 10월말까지 중소기업 대출은 196조 9400억원으로 지난해말보다 22.7% 증가했다.대기업의 은행대출은 4.8% 증가에 그쳤다.

돈 굴릴 곳이 없는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중소기업대출을 늘리면서 대출 대상을 자영업자들까지 확대하고 있다.6.5% 안팎의 비교적 싼 이자율도 대출증가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자영업자 대출은 사실상 가계대출에 해당되지만 부실가능성은 더 높다는 심각성을 안고 있다.

A은행 중소기업대출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가계대출 확대에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는 것은 모든 은행의 공통점”이라며 “대기업과 우량 중소기업은 돈을 빌리려 하지 않기 때문에 대출대상에서 제외됐던 자영업자들이 중소기업 신규대출의 대상”이라고 말했다.자영업자들은 사업자등록증만 갖고 있으면 1억∼2억원을 손쉽게 빌릴 수 있는 중소기업으로 분류된다.

이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의 재무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도 어려운데다 담보 또는 보증만 있으면 돈을 쉽게 빌릴 수 있다.”며 “담보로 빚을 회수한 비율이 20%대였다는 외환위기 교훈은 담보가 빚 회수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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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기자 jhpark@
2002-11-1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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