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외할머니

[2002 길섶에서] 외할머니

이건영 기자 기자
입력 2002-11-07 00:00
수정 2002-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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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방도 기다리고 계실 것이다/외할머니는/손자들이/오나오나 해서/(중략)/시방도 언덕에 서서만 계실 것이다/흰옷 입은 외할머니는.”

시골학교 교장 시인인 나태주도 ‘외할머니’를 그리워했다.외할머니는 시나 소설의 단골주제였다.어머니 다음으로 무한한 애정의 대상이기 때문이리라.호평을 받은 이정향 감독의 ‘집으로…’도 외할머니가 흐름을 좌우했다.감독은 이 영화를 모든 외할머니께 바친다고 헌사했다.외할머니에게서는 풋풋한 자연의 냄새가 나서일까.7살짜리 상우의 시골 외할머니는 우리네 할머니들이 다 그렇듯 ‘사랑한다’는 말을 ‘미안하다’고 했다.말 못하는 상우의 할머니에게는 ‘미안하다’가 가슴언저리를 문지르는 것이었지만.

미국 뉴욕타임스는 최근 한 인구통계 기사에서 “외할머니와 사는 아이들의 사망률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절반 수준이었다.”면서 인류문화사에서의 ‘외할머니의 힘’을 강조했다.

외할머니는 모든 것을 품는 마음의 고향이다.가난해도 좋고 거칠고 마디 굵은 손을 가졌어도 좋다.요즘에 더욱 필요한우리네 외할머니다.

이건영 논설위원

2002-11-0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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