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공력

[2002 길섶에서] 공력

신연숙 기자 기자
입력 2002-11-06 00:00
수정 2002-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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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정회석(39)이 최근 춘향가 완창 마당을 열었다.판소리 수궁가에 이어 두 번째 완창무대다.남자 소리꾼이 귀한 터에 이런 젊은 소리꾼의 정진을 보는 일은 즐겁다.정회석은 판소리 심청가 기능보유자였던 고 정권진 선생의 셋째 아들이다.정권진의 아버지 정응민이 보성소리를 완성한 천재적 소리꾼이었고 정응민은 또한 강산제 소리를 일군 박유전의 제자 정재근의 조카였으니 정회석은 판소리 명가 4대째를 잇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유례가 없는 이 소리 명가도 사실은 명맥이 끊길 뻔했다.명창 정권진은 목 구성이 좋지 않은 ‘떡목’이었다.아버지 정응민은 김연수,성우향,조상현 같은 명창을 길러내면서도 외아들인 그에겐 소리를 가르치지 않았다.소리가 너무 좋았던 정권진은 막 결혼한 아내를 남겨둔 채 ‘10년공부’를 하러 입산했고 피나는 공력(功力)을 쌓아 마침내 보성소리의 후계자가 된다.

정권진의 단아한 하성(下聲)을 생각해 본다.하늘로부터 받은 천재(天才)가 없다면 공력에 희망을 걸어 볼 일이다.

신연숙 논설위원

2002-11-0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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