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여성유권자 성향/ ‘女心별곡’ 지역보다 정책, 투표 내뜻대로

변하는 여성유권자 성향/ ‘女心별곡’ 지역보다 정책, 투표 내뜻대로

입력 2002-10-31 00:00
수정 2002-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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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女心)을 잡아라.”

이번 대선의 또다른 화두(話頭)다.그동안 여성은 유권자의 절반(약 1760만)임에도 불구,독립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남성 가장에 의지한 투표 성향에다 일반적인 세대·지역·계층별 성향과도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고 교육수준이 오르면서 여성들도 정치를 통해 삶의 변화를 꾀할 만큼 의식이 높아졌다.

이런 변화는 1997년 제15대 대선에서 일부 감지됐다.한국갤럽의 선거후 여론조사에서 여성의 40.7%가 야당후보이자 비교적 진보적인 김대중(金大中)당선자를 지지했고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37.7%를 얻어 전체 지지율 김대중 33.3%,이회창 31.2%간의 격차보다 컸다.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 김형준(金亨俊) 부소장은 30일 “15대 대선부터 여성표의 이탈은 시작됐다.”면서 “남성에 비해 선입견이 적고 탄력적인 20∼30대 여성표가 이번 대선에 변수로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유석 성공회대 교수의 ‘2000년 4·13 총선과 여성유권자 정치행태 분석’이란 논문에 따르면 여성유권자의 87.6%가 독자 판단에 따라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TN소프레스 박동현(朴東鉉) 차장은 “아직 여성의 표심이 대세를 좌우할 정도는 아니지만 과거 3김(金) 시대보다 후보에 대한 충성도나 지역감정이 완화되면서 후보의 이미지,여성정책,퍼스트레이디의 상과 같은 요인들이 영향을 줄 여지는 상대적으로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선에서 20∼30대 여성 표심이 후보 지지율을 출렁거리게 만든 배경에는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출마가 있다.

KSDC의 여론조사를 보면 정풍(鄭風)이 불었다 가라앉는 과정에서 20∼30대 여성표의 대거 이동이 포착된다.정 의원은 지난 8월 20대 여성 44.3%의 압도적 지지를 받다 이달초 27.5%로 빠졌고,30대 여성은 35.7%에서 24.8%로 내려갔다.반면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30대 여성 지지율이 14.0%에서 24.8%로,노무현(盧武鉉) 후보는 20대 여성의 지지율이 17.2%에서 25.5%로 올라가 결국정 의원에게 한때 쏠렸던 20∼30대 여성의 지지도가 두달 사이 다른 후보에게 골고루 분산된 것이다.

김 부소장은 “월드컵 스타라는 이미지를 좇았던 여성들이 추석을 전후한 가족들과의 대화,본격화된 TV토론 등을 거치면서 다소 실망을 느낀 것 같다.”고 추론했다.젊고 활력 넘치는 참신한 후보의 이미지가 대통령으로서의 능력이나 여성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 비전으로 승화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박정경기자 olive@
2002-10-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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