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모스크바 참극이 남긴 것

[사설] 모스크바 참극이 남긴 것

입력 2002-10-28 00:00
수정 2002-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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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의 극장에서 인질극을 벌이던 체첸 반군의 비참한 종말은 예견된 것이었다.외신은 체첸 반군이 인질 2명을 처형하자 러시아 특수부대가 전격적으로 작전에 들어간 것으로 전했다.이미 여러차례 강조했듯이 테러나 인질극은 어떤 사태나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다.비인간적이고 반인륜적인 범죄로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인류의 이름으로 규탄받아 마땅하다.

테러를 자행한 집단은 잠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뿐 국제적인 고립을 초래한다.장기적으로는 국제 미아가 돼 우선적으로 경제적인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들이 모스크바,인도네시아의 발리,필리핀에서 발생한 테러와 관련해 “각 정부가 단호하고 신속한 대응책을 취한 데 대해 치하한다.”는 ‘반테러 성명’을 채택한 것도 그것을 보여준다.김대중 대통령도 기조연설에서 “국제 교역의 악화와 빈곤의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가 인질범들을 신속하게 진압한 것은 다행한 일이지만 치명적인 독가스를 살포한 점은 걱정스럽다.독가스는 1차 세계대전에서 널리 사용된 뒤 대량 살상의 위험이 높아 국제적으로 사용과 연구가 억제되어 왔다.그러나 이번에 러시아가 이러한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이번 진압에서도 인질범뿐 아니라 사망한 인질 118명 중 상당수가 가스에 희생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내외적으로 체첸 사태가 새 국면을 맞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인권단체들은 체첸사태로 러시아 병사 1만 4000명과 체첸의 게릴라와 민간인 8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최근에는 국내 여론도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러시아는 체첸 독립과 러시아군 철수를 주장하는 체첸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이번 사태는 인도적이고 평화적인 해결책이 절실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이다.

2002-10-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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