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이 이렇게 서럽기는 평생 처음입니다.조상님 뵐 낯도 없습니다.”
강릉 지역에서 최악의 수해를 입은 장현동 마을 주민들은 추석 연휴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깊은 시름에 빠져 한숨만 내쉬고 있다.
특히 정부의 특별재해지역 선정에도 불구하고 피해 보상을 제대로 받을 수없는 10여가구 30여명의 세입자들과 무허가 가옥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14일 밤부터 임시 거주를 위해 현장에 설치된 두 평 남짓한 컨테이너 박스18개는 모두 집주인 가족들에게만 배분됐다.
컨테이너 박스에도 몸을 의지하지 못한 채 가족끼리 뿔뿔이 흩어지거나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돼 버린 세입자와 무허가 가옥 주민들은 “어떻게 조상님을 뵙겠느냐.”며 마른 눈물을 삼켰다.컨테이너 박스에서 겨우 밤 추위와 새벽 이슬을 피하고 있는 주민 50여명도 서럽기는 마찬가지다.
세들어 살던 집과 세간살이 등이 물에 떠내려가 승합차에서 혼자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주민 김일수(53)씨는 “집주인은 복구 비용과 추석 특별위로금등을 지원받지만 세입자에게 돌아오는 것은 침수 지원금 몇 푼뿐”이라면서 “같이 피해를 당한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요구할 수도 없어 차 속에서 물 한 컵 떠 놓고 차례를 지낼 수밖에 없다.”며 고개를 떨구었다.6명의 가족이친척과 친구집 등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이순남(60·여)씨는 “세입자라고 컨테이너 박스조차 배정해 주지 않아 차례상을 차릴 곳도 없다.”며 “수해도 서러운데 명절은 더 서럽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무허가 집이 떠내려간 주민 박모(58)씨는 “시청에서 피해 조사를 할 때 등기서류가 없어 남들처럼 피해신고서를 접수하지 못했다.”면서 “당장 차례상 준비도 걱정이지만 정부가 복구 비용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하면 어떻게 살아가느냐.”고 하소연했다.
칠순 노부모 등 6명의 가족과 함께 컨테이너 박스 생활을 하고 있는 김대희(39)씨는 “차례상에 올릴 쌀과 과일은커녕 먹을 반찬도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그나마 구호품으로 지급받은 헌옷을 아이들 추석빔으로 줄 생각”이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침수된 집에서 겨우 몸만 빠져나와 컨테이너 박스에서 지내고 있는 박선자(80·여)씨는 “마음이라도 편하면 가진 게 없어도 밥 한 그릇 올려놓고 남편 차례상을 차릴 텐데 이번엔 그것도 힘들 것 같다.”며 먼 산만 바라봤다.
인근 중앙시장의 침수로 생선 좌판까지 물에 잠긴 주민 김금이(69·여)씨는 남대천변 임시 천막에 겨우 좌판을 마련했지만 생선도 없고 찾는 손님도 뜸해 울상을 짓고 있다.
김씨는 “조상님께 죄스럽지만 이번 추석에 차례상은 꿈도 못꾼다.”면서 “밀린 자릿세라도 빨리 마련해야 하는데 걱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강릉 이영표 황장석기자 tomcat@
강릉 지역에서 최악의 수해를 입은 장현동 마을 주민들은 추석 연휴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깊은 시름에 빠져 한숨만 내쉬고 있다.
특히 정부의 특별재해지역 선정에도 불구하고 피해 보상을 제대로 받을 수없는 10여가구 30여명의 세입자들과 무허가 가옥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14일 밤부터 임시 거주를 위해 현장에 설치된 두 평 남짓한 컨테이너 박스18개는 모두 집주인 가족들에게만 배분됐다.
컨테이너 박스에도 몸을 의지하지 못한 채 가족끼리 뿔뿔이 흩어지거나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돼 버린 세입자와 무허가 가옥 주민들은 “어떻게 조상님을 뵙겠느냐.”며 마른 눈물을 삼켰다.컨테이너 박스에서 겨우 밤 추위와 새벽 이슬을 피하고 있는 주민 50여명도 서럽기는 마찬가지다.
세들어 살던 집과 세간살이 등이 물에 떠내려가 승합차에서 혼자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주민 김일수(53)씨는 “집주인은 복구 비용과 추석 특별위로금등을 지원받지만 세입자에게 돌아오는 것은 침수 지원금 몇 푼뿐”이라면서 “같이 피해를 당한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요구할 수도 없어 차 속에서 물 한 컵 떠 놓고 차례를 지낼 수밖에 없다.”며 고개를 떨구었다.6명의 가족이친척과 친구집 등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이순남(60·여)씨는 “세입자라고 컨테이너 박스조차 배정해 주지 않아 차례상을 차릴 곳도 없다.”며 “수해도 서러운데 명절은 더 서럽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무허가 집이 떠내려간 주민 박모(58)씨는 “시청에서 피해 조사를 할 때 등기서류가 없어 남들처럼 피해신고서를 접수하지 못했다.”면서 “당장 차례상 준비도 걱정이지만 정부가 복구 비용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하면 어떻게 살아가느냐.”고 하소연했다.
칠순 노부모 등 6명의 가족과 함께 컨테이너 박스 생활을 하고 있는 김대희(39)씨는 “차례상에 올릴 쌀과 과일은커녕 먹을 반찬도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그나마 구호품으로 지급받은 헌옷을 아이들 추석빔으로 줄 생각”이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침수된 집에서 겨우 몸만 빠져나와 컨테이너 박스에서 지내고 있는 박선자(80·여)씨는 “마음이라도 편하면 가진 게 없어도 밥 한 그릇 올려놓고 남편 차례상을 차릴 텐데 이번엔 그것도 힘들 것 같다.”며 먼 산만 바라봤다.
인근 중앙시장의 침수로 생선 좌판까지 물에 잠긴 주민 김금이(69·여)씨는 남대천변 임시 천막에 겨우 좌판을 마련했지만 생선도 없고 찾는 손님도 뜸해 울상을 짓고 있다.
김씨는 “조상님께 죄스럽지만 이번 추석에 차례상은 꿈도 못꾼다.”면서 “밀린 자릿세라도 빨리 마련해야 하는데 걱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강릉 이영표 황장석기자 tomcat@
2002-09-1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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