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선수단 서울 첫날 표정 - “축구공에 통일염원 담아 뛰겠다”

북한선수단 서울 첫날 표정 - “축구공에 통일염원 담아 뛰겠다”

입력 2002-09-06 00:00
수정 2002-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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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근 북한축구협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선수단 49명은 5일 예정보다 조금 이른 오후 3시50분 인천공항에 도착,오완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등 국내 축구계 인사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은 뒤 곧바로 숙소인 신라호텔로 이동해 여장을 풀고 서울에서 첫날 밤을 편안히 지냈다.

이 단장은 도착성명에서 “이번 경기는 역사적인 7·4공동성명과 6·15공동선언에 이어 우리민족의 힘을 과시할 수 있는 축제가 될 것”이라면서 “축구공에 통일의 염원을 담아 마음껏 뛰고 달리겠다.”고 밝혔다.

◆더블버튼의 감색 재킷에 회색 바지를 받쳐 입은 북한 선수단은 작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비교적 담담한 모습으로 입국장을 빠져나왔다.

중앙 수비수 전철은 “멋진 경기를 펼쳐 보이겠다.”면서 여유있는 웃음을 보였고,골키퍼 장정혁은 “한민족끼리 좋은 경기를 갖기 위해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형 버스 4대와 승용차 10대에 나눠 타고 오후 4시40분 공항을 출발한 북한선수단은 5시34분쯤 숙소인 신라호텔에 도착했다.

◆남북한 선수단은 이날 저녁 신라호텔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우정을 다지며 즐거운 한때를 가졌다.

박근혜 유럽·코리아재단 이사는 환영사에서 “12년만에 열리는 이번 경기를 시작으로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이광근 단장은 “환영을 받으며 남측에 오게 돼 감격스럽다.”고 화답했다.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은 “월드컵 때 카드섹션 문구 ‘Again 1966’이 한국이 이탈리아를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며 “청소년과 여자팀도 활발히 교류하자.”고 제안했다.

◆2002월드컵 4강신화를 일궈낸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이 남북통일 축구경기에서 박항서 감독과 함께 한국선수단 벤치에 앉게 됐다.대한축구협회 조중연 전무는 이날 환영만찬에 앞서 “박항서 감독과 협의한 결과 히딩크 감독이 기술자문 자격으로 벤치에 앉기로 했다.”고 밝혔다.

히딩크 감독은 이날 만찬장에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이광근 북한선수단장,박근혜 의원과 같이 헤드테이블에 앉아 북한측 대표와 환담했다.이 단장은 히딩크 감독에게 “TV로만 모습을 보다가 이렇게 만나게 돼 반갑다.”고 인사했고, 히딩크 감독은 “남한과 북한이 축구를 통해 미래로 나가자.”며 답례했다.

◆만찬에 앞서 양팀 관계자들은 경기일정등에 대한 회의를 갖고 통일축구경기에서 한국은 붉은색 상의에 짙은 청색 하의를,북한은 상·하의 모두 흰색을 입기로 합의했다.선수교체 한도는 4명으로 결정했다.

◆북한선수단에는 90년 통일축구경기에 참가한 선수가 3명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이정만 책임감독과 윤정수,김창복 보조감독이 12년 전 남한 땅을 밟았던 주인공들이다.

당시 북한 선수중 최고령이던 이정만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서울의)가을하늘이 평양과 똑같다.다음에는 가족과 함께 서울을 방문하고싶다.”는 인상적인 말을 남겼다.윤정수 보조감독은 북한팀 주장이었다.

한편 북한 최고의 수문장으로 떠오른 장정혁은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아들이다.

◆북한대표팀의 주장 이만철(24·기관차체육단)은 만찬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대표 선수 가운데 안정환을 가장 높이 평가했다.

이만철은 “세계선수권(월드컵)에서한국이 치른 모든 경기를 TV로 보면서 한국축구가 아주 뛰어나다는 생각을 했다.”며 “특히 안정환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넣은 머리받기 골은 정말 멋있었다.”고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2002-09-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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