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문학과 영상-인문학 새 탈출구 ‘영상과의 만남’

우리 인문학과 영상-인문학 새 탈출구 ‘영상과의 만남’

입력 2002-09-06 00:00
수정 2002-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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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 영상의 만남.우리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이 화두는 ‘위기의인문학’에 유력한 탈출구임이 틀림없다.아직 그 방법론은 서툴지만,인문학과 영상이 만나 탄생한 신종 학문은 이 시대 인문학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인문학은 영상과 어떻게 만나는가.‘우리 인문학과 영상’(김기덕 등 지음,푸른역사 펴냄)은 이 화두를 영상역사학·영상민속학·영상사회학·영상인류학·영상고고학 등 다섯 갈래로 나눠 접근한다.저자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것은 영상기록의 중요성.오늘날 디지털기술에 기반한 영상문화의 발전은 영상기록의 효용성을 한층 높여줬다.더욱이 어떤 분야보다도 기초자료를 중시하는 인문학은 문자기록뿐 아니라 영상기록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영상자료를 가장 먼저 활용한 분야는 인류학과 민속학.특히 영상인류학은여러 인문학 분야 중 영상과 관련해 가장 오랜 학문적 전통을 갖고 있다.인류학자들은 현지조사를 하면서 직접 촬영한 영상자료를 편집해 인류학적인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왔다.이른바 ‘민족지 영화’다.민족지 영화는 이제 영상인류학과 동의어로 사용될 만큼 영상인류학의 가장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잡았다.민속학의 경우 연행(演行)현장의 일회성을 감안할 때 영상민속지의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

최근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의 확산은 더욱 적극적인 역사와 영상의 만남을요구한다.영상역사학은 크게 영상기록과 영상역사물로 나눠 볼 수 있다.이책은 역사 전문가를 제쳐두고 방송국 프로듀서가 ‘영상기록의 사관(史官)’이 돼 역사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현실을 비판한다.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볼 때 역사학 못지않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고고학이다.고고학은 유물과 유적을 통해 말한다.그런 점에서 고고학은 기본적으로 시각적이요 영상적이다.영상고고학의 핵심은 사진과 동영상,3차원 애니메이션 등 모든 종류의 영상을 하이퍼텍스트 방식으로 표현한다는 점이다.

서양의 경우 영상사회학의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그러나 그것은 오랫동안주류 사회학으로부터 배척당했다.사회학자들이 카메라를 재발견하고 사회 속의 시각적 이미지에 다시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60년대부터.국내에선 90년대 후반부터 영상사회학에 관한 연구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사회학이 실천적인 학문임을 감안할 때,영상사회학이 뿌리내리려면 무엇보다 인접 학문 연구자들과 학계 울타리 밖에 있는 영상작가들간에 활발한 교류가 이뤄져야 한다.

이 책은 앞으로 인문학이 더욱 적극적으로 영상물을 활용,시대를 읽어내고 사회를 해석하는 일에 나설 것을 강조한다.그와 같은 인문학적 노력이 이뤄져야 인문학은 대중과 호흡을 함께하는 살아 있는 학문으로 자리매김할 수있다는 것이다.1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
2002-09-0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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