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챔피언십/ 무명 빔, 메이저 첫 정상

PGA챔피언십/ 무명 빔, 메이저 첫 정상

입력 2002-08-20 00:00
수정 2002-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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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휴대폰과 카스테리오 세일즈에 나섰던 무명의 리치 빔(32)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마지막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 왕좌에 올랐다.

빔은 19일 미네소타주 헤이즐틴GC(파72·736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3개로 4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황제’ 타이거 우즈를 1타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와 상금 99만달러를 거머 쥐었다.빔의 우승으로 PGA챔피언십에서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일군 선수는 모두 12명으로 늘어 이 대회가 ‘메이저 첫 우승의 산실’임을 재입증했다.또 빔은 99브리티시오픈 챔피언 폴 로리(영국) 이후 3년만에 메이저대회에서 역전우승을 연출한 선수가 됐다.반면 ‘아메리칸슬램’에 도전한 우즈는 이날 5언더파 67타로 맹렬히 따라붙었으나 빔의 기세를 꺾지 못하고 9언더파 279타로 준우승에 그쳤다.우즈가 메이저대회에서 준우승한 것은이번이 처음이다.전날 3타차 단독선두로 나선 저스틴 레너드는 샷 난조로 5오버파 77타로 무너져 합계 4언더파 284타로 프레드 펑크,로코미디에이트등과 공동 4위에 머물렀다.

레너드와 함께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친 빔은 줄곧 공격적인 플레이로 타수를 줄여 나갔다.레너드가 2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2타차로 따라붙은 빔은 3·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마침내 공동선두로 올라섰다.우승 경쟁이 빔과 우즈의 대결로 좁혀진 것은 8번홀(파3). 티샷을 물에 빠뜨린 레너드가 더블보기를 범하며 기세가 꺾인 반면 벙커에서 탈출한 빔은 파퍼트가 아쉽게 빗나갔지만 8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올라 섰다.

앞서 이 홀에서 러프에 빠진 티샷을 멋지게 건져내며 파세이브에 성공한 우즈가 7언더파로 1타차까지 추격하면서 우승의 향방은 안개 속으로 빠져 들었다.역전의 가능성을 엿본 우즈는 매홀 버디를 노리며 빔을 압박했다.

하지만 전혀 위축되지 않은 빔은 11번홀(파5)에서 과감한 세컨드샷으로 만든 이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우즈의 추격을 3타차로 따돌렸다.빔의 기세에 눌린 우즈는 13번홀(파3)에서 3퍼트의 실수를 한데 이어 14번홀(파4)에서는 세컨드샷이 그린을 훌쩍 넘어가 1타를 더 까먹어사실상 우승 기회를 날려버렸다.

5타차로 뒤처진 우즈는 15∼18번홀까지 4개홀 연속 버디를 뽑아내며 막판 스퍼트를 했다.그러나 빔은 16번홀(파4)에서 10.6m 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기철기자 chuli@

■이변 연출 리치 빔 누구

“안정된 직장에서 일하면서 주말 취미로 골프를 치고 싶었어요.그러나 무언지 모를 힘이 나를 프로 골퍼로 되돌려 놓았어요.”

제84회 PGA챔피언십 트로피를 거머쥐며 올시즌 최대의 이변을 연출한 리치빔은 역경을 극복한 인간승리의 주인공.한때 선수 생활을 포기하고 휴대폰세일즈에 나선 그는 아내 사라의 헌신적인 뒷바라지로 재기에 성공,골퍼로서 최고 영예인 메이저대회 우승컵까지 안았다.

70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출생한 빔은 아버지가 골프팀 코치로 있던 뉴멕시코주립대를 졸업,94년 프로에 뛰어 들었다.그러나 잇단 좌절로 실의에 빠진 그는 골퍼로서 자질이 없다고 판단,이듬해 시애틀에서 휴대폰과 카스테레오 세일즈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하지만 골프와의 인연을 완전히 끊지는 못했다.텍사스주 엘파소골프장에서티칭 프로로 변신했고,98년 그곳에서 열린 뷰익클래식에서 JP헤이스가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린에 복귀하기로 결심했다.

아내 사라가 슈퍼마켓 점원으로 일하며 번 돈으로 작은 대회에 출전하며 자신감을 되찾은 빔은 퀄리파잉스쿨을 8위로 통과했다.99시즌 PGA 투어에 데뷔,켐퍼오픈에서 감격의 첫승을 맛보며 성공의 싹을 틔웠다.

그해 신인상 후보로도 지명된 그는 지난해 ‘톱10’ 진입이 두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팬들의 뇌리에서 사라지는듯 했다.그러나 지난 5일 열린 디 인터내셔널에서 통산 두번째 우승컵을 안으며 존재를 과시했다.

매 라운드 그를 괴롭힌 복통을 참아내며 ‘황제’ 타이거 우즈의 거센 추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페이스를 유지했다.

173㎝·69㎏으로 비교적 작은 체구지만 집중력이 좋아 퍼트가 뛰어나다.신경이 예민해 기복이 심한 것이 약점.음악감상과 스키가 취미다.

이기철기자
2002-08-2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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