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바람직한 문화외교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바람직한 문화외교

최성홍 기자 기자
입력 2002-08-06 00:00
수정 2002-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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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문화와 외교는 불가분의 밀접한 연관을 맺어왔다.근대 외교를 태동시킨 서양에서는 자국의 문화를 알리고 타국의 우수한 문화를 흡수하는 문화외교가 외교의 주요한 부분으로 발전해 왔다.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알리앙스 프랑세즈’나 ‘괴테문화원’,‘브리티시 카운슬’,‘미국문화원’ 등은 모두 서구 선진국들이 문화외교에 큰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음을 말해준다.동양에서도 외교는 단순한 정부간 의사소통을 넘어 문화교류의 장을 열어주곤 했다.조선시대에 일본에 파견한 조선통신사는 우리의 선진 문물을 이웃나라에 전수해준 문화외교의 살아있는 역사다.

종전에는 우리 문화를 있는 그대로 해외에 소개하는 것이 문화외교의 대종이었다.사물놀이 해외공연을 주선하거나 고려청자 전람회를 여는 것,세계 유수대학에 한국학 강좌 설치를 후원하는 것 등이다.하지만 요즘에는 문화외교와 경제외교를 접목,독특한 우리 문화를 다른 나라의 일반 국민들에게 광범위하게 알리고 문화상품의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분야가 새롭게 중요해지고 있다.예컨대 지난 5월말 중국 베이징에서는 제2차 한·중 디지털네트워크 행사가 열려 우리측 40여개 사와 중국측 900여개 사가 참여한 가운데 정보기술(IT)산업과 문화산업의 양국 교류가 이뤄졌다.이 행사에서 우리 문화콘텐츠 기업들은 중국과 동남아를 휩쓸고 있는 ‘한류 열풍’을 단순한 문화현상이 아닌 지속적인 문화수출 아이템으로 높이기 위해 힘을 쏟았다.현재 중국뿐 아니라 일본,동남아 등을 대상으로 우리 문화상품의 진출을 모색하기 위한 여러방안이 모색되고 있다.이는 상대국 젊은층의 우리나라에 대한 이해와 우의를 높임으로써 외교적으로도 큰 플러스가 된다.

미국의 저명한 국제정치학자인 조셉 나이는 국력을 군사력,경제력 등의 ‘경성국력(hard power)’과 가치와 사고영역에서의 우월성을 통해 국제적 리더십을 행사하는 ‘연성국력(soft power)’으로 구분하면서 오늘날에는 연성국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연성국력의 핵심요소가 바로 문화다.

지정학적 환경에 비춰 우리나라는 문화강국,연성국력 강국을 지향해야 하고 또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때문에 문화외교의 저변을 넓히는 투자에 인색해서는 안된다.정부뿐 아니라 민간,특히 전세계를 시장으로 하는 우리 대기업들도 이러한 투자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문화외교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國格)과 국가이미지가 향상되면 우리 상품의 품격과 이미지도 자동적으로 높아져 엄청난 지속 광고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프랑스의 유명한 소설가인 앙드레 말로가 2차대전 후 문화부장관으로서 프랑스의 문화창달에 많은업적을 남겼듯 우리에게도 제2,3의 앙드레 말로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우리 외교관들에게도 문화교양은 전문지식과 함께 필수적인 기본덕목이다.현재 외교통상부는 외교관과 배우자들이 부끄럽지 않은 문화소양을 갖출 수있도록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이러한 것들은 우리의 외교력강화로 이어져 국익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최성홍 외교통상부장관
2002-08-0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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