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선수에게 이름을 돌려주자

돋보기/ 선수에게 이름을 돌려주자

박해옥 기자 기자
입력 2002-07-09 00:00
수정 2002-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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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가 성공적으로 막을 올렸다.월드컵 4강 신화 달성과 함께 온나라를 휩쓴 축구 열풍이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그대로 재연됨으로써 기대를 부풀게 했다.

앞으로 이같은 열기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일단 개막전만 놓고보면 대성공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열기를 유지해 나가기 위해 프로축구 관계자들이 해야 할 일은 너무도 많다.요는 아직까지 식지 않은 축구 열기를 효율적으로 묶어 두면서 확대 재생산하는 일일 것이다.

꼭 엄청난 일을 기획하고 시행하자는 것은 아니다.작은 일부터 하나하나 뒤돌아보고 무엇이 관중과 팬을 위하는 일인지 따져보자는 것이다.

그 작은 일 하나가 개막전을 통해 드러난 스타들의 ‘사라진 이름’이다.개막전 4경기를 치른 8개팀 중 6개 팀이 등번호 위에 선수의 이름 대신 소속사나 스폰서 회사의 이름,또는 상품명을 표기했다.유일하게 울산 현대가 선수들의 이름을 넣었고 대전 시티즌은 등번호 위를 아예 공백으로 남겨두었다.대전이 벌인 해프닝은 시민구단으로서 소속사도 없는데다 유니폼광고 스폰서마저 잡지 못한데서 비롯됐다.

현재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제출된 유니폼 등록 결과에 따르면 아직 정규리그 경기를 치르지 않은 나머지 2개 팀도 선수들의 이름을 표기하지 않은 채 그라운드에 나설 계획이다.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기는 비단 이번 정규리그가 처음은 아니다.지난해부터 구단들이 하나둘 ‘작업’에 들어가더니 올들어서는 약속이나 한 듯 8개팀이 대거 선수 이름을 없애버렸다.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자 9일 프로축구연맹 게시판에는 항의성 글들이 수없이 떠올랐다.요지는 “모처럼 프로축구 좀 보려 했더니 도무지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더라.”는 것이다.물론 이같은 현상은 연맹 규정(유니폼광고 규정)을 위반하는 것도,한국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우리로서는 시기상조라는 사실이다.유럽처럼 지역 연고팀을 대물려 가면서 지지하고 원정응원을 다닐 만큼 프로축구가 팬들 속에 뿌리 내릴 때까지는 구단들이 단기적 이익을 포기해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는 아직 스포츠 마케팅의 근간인 스타를 키우고 그들의이름을 널리 알리는데 치중해야 하는 초기 과정에 있을 뿐이다.

박해옥 기자 hop@
2002-07-0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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