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회계 개혁 ‘동상이몽’

美 기업회계 개혁 ‘동상이몽’

입력 2002-07-09 00:00
수정 2002-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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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부시 행정부와 의회는 기업의 회계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그러나 속내는 완전히 다르다.친(親) 기업성향을 보여 온 백악관은 ‘썩은 사과만 도려내자.’는 입장인 반면,상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시스템 자체를 바꾸자.’는 주장이다.11월 중간선거의 향방을 결정할지도 모를 이번 개혁안을 놓고 민주당은 총부리를 백악관으로 돌렸으며 부시 행정부도 수세에서 탈피,회계관행 개선안 발표를 서두르는 등 적극적인 공세로 전환했다.

◇의회의 움직임-하원 금융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월드컴 청문회를 열어 회계관행의 문제점을 파헤친다.상원도 이날부터 민주당의 폴 사베인스(메릴랜드) 의원이 발의한 회계관행 개혁법안을 논의한다.

사베인스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회계법인을 감독하는 별도의 위원회를 신설하고 기업 사기의 개념을 보다 폭넓게 정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기업의 내부 고발자를 보호하는 한편 서류파기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이다.민주당의 다른 의원들은 기업 경영진들이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고 수익부풀리기의 원인으로 지적된 ‘스톡 옵션’의 사용을 법으로 제한하자는 수정안도 내놓고 있다.

◇백악관의 대응-조지 W 부시 대통령은 9일 월 스트리트를 방문,20분간의 연설을 통해 다양한 조치들을 발표할 예정이다.엔론사태 이후 검토된 내용들로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의 법집행 기능을 강화,형량과 벌금 등 비리기업가들에 대한 처벌 수준을 높이는 내용이다.경영진이 대외에 공표하는 재무상태에 직접 서명하고 경영진의 주식처분 사실을 보다 신속히 공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그러나 상원에 상정된 개혁법안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지표명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열되는 정치공방-민주당은 11월 의회 중간선거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본다.백악관이 이미 엔론사태와 결부됐다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부시 대통령의 불공정한 회계관행을 부각시키면 ‘전시내각’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생각이다.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인 톰 대슐 의원은 이날 CBS 대담프로에 출연 “부시행정부는 위에서부터아래에까지 기업규제에 지나치게 관대하다.”며 “이같은 분위기는 그들이 기업에 있을 때 한 역할 및 책임과 무관하지 않다.”고공격했다.

그러나 도널드 에반스 상무장관은 “회계 시스템이 우리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 아니라 일부의 기업이 시스템을 망친 것”이라고 강조,전면적인 개혁에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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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p@
2002-07-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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