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월드컵 신드롬

[2002 길섶에서] 월드컵 신드롬

양승현 기자 기자
입력 2002-06-25 00:00
수정 2002-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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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독일의 4강전을 앞둔 가운데 23일 저녁 무렵,택시를 탔다.타자마자 말을 건네지도 않았는데,불혹(不惑)의 나이를 갓 넘긴 듯한 이 운전기사는 신바람이 났다.

그동안 있었던 월드컵 경기의 감격스러운 장면을 TV 생중계 때 리플레이하듯이 줄줄이 주워 섬겼다.

그러면서 자기는 애국자라고 했다.그동안 성격이 아주 급해 자주 교통법규를 위반해 왔다고 ‘고해성사’부터 먼저 했다.하지만 월드컵 이후 ‘뚝’이라고 했다.그택시기사 표현으로는 ‘우리 대표팀에 누가 될까봐 성질을 죽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아이들이 머리를 깎으라고 성화인데,독일팀과 싸우는 데 부정탈까봐 아직 깎지않고 그대로 두고 있다고 했다.

요즈음 ‘월드컵 신드롬’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빨간 신호등을 ‘레드 카드’,신호를 위반하면서 추월하는 것을 ‘오프사이드(최종 수비수보다 상대 진영에 먼저 들어가는 것)’,과잉행동을 할리우드 액션이라고 부르는 등 축구 규칙에 빗대고 있다는 것이다.그리 싫지 않은 신드롬이다.

양승현 논설위원
2002-06-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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