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온다!”
사람들의 눈이 한 곳으로 쏠렸다.“펑!펑!” 여기저기서사진 플래시가 터치고 방송사의 ENG 카메라는 그의 몸짓하나라도 놓칠세라 바쁘게 움직였다.
지난 20일 오후 서귀포 칼 호텔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기자회견장.잉글랜드의 ‘축구 신동’ 마이클 오언이 모습을 드러냈다.한국에서의 첫 기자회견이었다.이날 행사에는 2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과 팬들이 몰릴 만큼 월드컵이시작하기 전부터 그의 인기는 이미 절정에 이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그를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맨발에 슬리퍼 차림의 그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렸다.‘TV와 사진에만 잘 나오면 된다.’고 생각했을까.그는 호텔 안 두 곳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을 이동할 때마다슬리퍼를 ‘질질’ 끌고 다녔다.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니던 축구화보다 훨씬 편해 보였다.
‘신사의 나라’‘축구 종주국’이라는 잉글랜드를 대표해 나온 그가 한국 팬들에 남긴 첫 인상은 그가 신고 있던 슬리퍼만큼이나 가벼웠다.
회견이 끝난 뒤 그의 슬리퍼는 기자들사이에서도 입방아에 올랐다.스타급 선수라고 할지라도 공식적인 자리에 슬리퍼 차림으로 참석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한 외신 기자는 “그가 스타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공식석상에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나타난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고지적했다.
브라질의 ‘축구 영웅’ 호마리우는 이번 월드컵에서 스콜라리 브라질 대표팀 감독의 버림을 받고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다.국민적 인기를 등에 업은 잇따른 돌출 행동으로 팀의 분위기를 깬다는 이유였다.오언의 슬리퍼 차림이잉글랜드 팀의 화합을 해친다는 것은 아니다.다만 호마리우에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는 오언이 인기만 믿고 벌써부터 몸가짐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을까 걱정스러울 뿐이다.
그의 나이 스물 둘.약관을 겨우 넘긴 그는 이날 “개인목표보다는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겸손해했다.남은 것은 실천 뿐이다.팬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절정에 이른 그의 실력과 더불어 스타다운 겸손한 자세를 보길 원한다.이것이 ‘슬리퍼’에 구겨진 한국 팬들의이마를 펴주는 길이다.
서귀포 김재천기자 patrick@
사람들의 눈이 한 곳으로 쏠렸다.“펑!펑!” 여기저기서사진 플래시가 터치고 방송사의 ENG 카메라는 그의 몸짓하나라도 놓칠세라 바쁘게 움직였다.
지난 20일 오후 서귀포 칼 호텔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기자회견장.잉글랜드의 ‘축구 신동’ 마이클 오언이 모습을 드러냈다.한국에서의 첫 기자회견이었다.이날 행사에는 2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과 팬들이 몰릴 만큼 월드컵이시작하기 전부터 그의 인기는 이미 절정에 이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그를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맨발에 슬리퍼 차림의 그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렸다.‘TV와 사진에만 잘 나오면 된다.’고 생각했을까.그는 호텔 안 두 곳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을 이동할 때마다슬리퍼를 ‘질질’ 끌고 다녔다.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니던 축구화보다 훨씬 편해 보였다.
‘신사의 나라’‘축구 종주국’이라는 잉글랜드를 대표해 나온 그가 한국 팬들에 남긴 첫 인상은 그가 신고 있던 슬리퍼만큼이나 가벼웠다.
회견이 끝난 뒤 그의 슬리퍼는 기자들사이에서도 입방아에 올랐다.스타급 선수라고 할지라도 공식적인 자리에 슬리퍼 차림으로 참석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한 외신 기자는 “그가 스타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공식석상에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나타난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고지적했다.
브라질의 ‘축구 영웅’ 호마리우는 이번 월드컵에서 스콜라리 브라질 대표팀 감독의 버림을 받고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다.국민적 인기를 등에 업은 잇따른 돌출 행동으로 팀의 분위기를 깬다는 이유였다.오언의 슬리퍼 차림이잉글랜드 팀의 화합을 해친다는 것은 아니다.다만 호마리우에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는 오언이 인기만 믿고 벌써부터 몸가짐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을까 걱정스러울 뿐이다.
그의 나이 스물 둘.약관을 겨우 넘긴 그는 이날 “개인목표보다는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겸손해했다.남은 것은 실천 뿐이다.팬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절정에 이른 그의 실력과 더불어 스타다운 겸손한 자세를 보길 원한다.이것이 ‘슬리퍼’에 구겨진 한국 팬들의이마를 펴주는 길이다.
서귀포 김재천기자 patrick@
2002-05-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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