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金대통령의 ‘탈당’

[사설] 金대통령의 ‘탈당’

입력 2002-05-06 00:00
수정 2002-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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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금명 민주당을 탈당할 것이라고 한다.김 대통령이 이 시점에서 민주당을 떠나는 것은 청와대 관계자도 지적했듯이 정치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운 상태에서 국정에 전념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그러면서도 이번 탈당은 두 가지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첫째는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대선 가도에 활동 공간을 넓혀준다는 점이다.민주당 경선 과정을 통해 위력을 보인 이른바 ‘노풍(盧風)’이 지금 대통령 아들들의 잇단 비리 연루로 역풍을 맞고 있다.이런 시점에서 김 대통령과 노 후보 간에 민주당이라는 연결고리를 잘라 줌으로써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검찰이 대통령 아들들을 포함한 각종 게이트 의혹들을 엄정히 수사할 수 있도록 ‘성역’을 제거해 준다는의미도 있는 것으로 본다.이것은 김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이자 가신(家臣)그룹의 좌장인 권노갑 민주당 전 고문이비리로 구속 수감된 사실과 맥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김 대통령이 해야 할일은 가벼워지기는커녕 더욱 막중해질 것이다.무엇보다 오는 6월13일 지방 선거와 12월19일 대통령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책무다.그리고 월드컵 축제를 차질없이 치르도록 만전을 기하는 것이다.최근 여당인 민주당과 행정부 간의 고위 당정협의가 철폐된 것도 김 대통령 정부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마찬가지로 선거 관리에 공정을 기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남은 임기 동안이라도 중요한 남북 관계나 외교안보 사항에 관한 정보를 여야가 함께 공유토록하는 조치를 취해나가야 할 것이다.필요할 경우,선거관리주무 장관을 더 중립적인 인사로 교체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다음으로는 아들들이 연루된 비리를 포함하는 각종 게이트들이 한점 의혹 없이 규명되도록 대통령으로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행여 정치적 고려로 선후 경중을 조절하려 드는 사람이 있다면 대통령은 스스로 검찰의 방패막이가 기꺼이 돼주어야 한다.이런 모습을 보일 때 국정 전념을 위해 때이른 탈당까지도 결행한다는 대통령의 본뜻이국민들에게 가감 없이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

2002-05-0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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