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나누기 고르기

[2002 길섶에서] 나누기 고르기

이용원 기자 기자
입력 2002-03-25 00:00
수정 2002-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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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어릴 때는 작은 일에도 다툼이 많았다.가령 콜라 한 병을 나눠 마시면 서로 상대편 양이 많다는 따위로불평을 했다.그래서 고심 끝에 방법을 찾아냈다.콜라를 두 잔에 나누면서 하나에게 따르는 일을 맡기고,나머지에게는 먼저 잔을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그랬더니 나누는 아이는 똑같은 양으로 가르려고 최선을 다했고,그 결과 두 아이 모두 불평이 없어졌다.

세상살이 또한 마찬가지다.나누기는 권력행사고 고르기는 그 과실을 배분하는 시스템이라고 치자.콜라를 여러 잔에 나눠 따른 이가 고르는 일까지 먼저 한다면 나머지 사람들이 이를 받아들일 리 없다.그가 아무리 공정하게 하려고 애썼더라도 말이다.

그러므로 권한을 행사하는 사람은 그에 따른 결과를 먼저 탐해서는 안 된다.스스로 나누는 일을 맡은 점에,또 자신이 나눈 결과를 다른 이들이 불평없이 받아들인다는 사실에 만족해야 한다.그것은,나누는 일을 그만 두고 고르는처지로 바뀐 뒤에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용원 논설위원

2002-03-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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