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섭씨 일가를 비롯한 6가족 등 25명의 집단 탈북을 놓고 대량 탈북 사태로 이어지는 신호탄이 될지 모른다는 분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1994년 이후 탈북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데다 이번 탈북 사태가 규모 면에서 가장 크다는 점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지금까지는 1996년 12월 김경호씨 일가족 17명과 97년 5월 안선국씨 일가 14명 등이 대량 탈북의 대표적 사례였다.
북한 주민들을 대량 탈북으로 몰아내는 가장 큰 요인은 점차 심각해지는 북한의 식량난과 강압 정치에 따른 북한 주민들의 좌절감이다.이들은 스페인 대사관에서 배포한 성명을통해 식량과 자유를 찾아 탈북했다가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돼 북한으로 송환돼 수개월간 구금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식량사정은 최근 1∼2년 동안 국제사회의 지원과 큰 자연재해가 없어 나아졌다고는 하나,여전히 연 160만t 정도가 부족한 형편이다.북한 당국이 최근 식량배급량을 평소의절반 수준인 하루 300g으로 줄인 데 이어 본격 춘궁기에 접어들면 식량배급이 중단될 것이라는 게 베이징 주변을 떠도는 탈북자들의 전언이다.
따라서 북한 주민들은 암시장이 없으면 하루도 살아갈 수없는 한계상황에 이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이 때문에 이른바 ‘한계 인민’들의 집단 탈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겨울철 북한과 중국 국경의 압록강과 두만강이 얼어 탈출이 쉬운 점도 대량 탈북 가능성을 높여준다.이들중 일부가 두번째 탈북을 한 점은 북한이 그동안 탈북자가 생길 때마다강화해온 국경경비와 주민들에 대한 사상교육이 실패했다는방증이다.
북한체제의 위기도 한몫하고 있다.북한 당국은 군과 사회안전부 등을 동원,주민들을 감시하는 철저한 사회통제를 통해체제를 유지해 왔다.하지만 식량난이 심화돼 통제요원들의체제수호에 대한 사명감이 퇴색하고,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충성심마저 약해지고 있다.
집단 탈북은 통제요원들의 묵인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국가체제가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김 위원장의 체제에 대한 주민 반발이 가족단위지만 집단화 추세를 보이는 것도 체제위기의 한 단면이다.주민들의 자율성이인정되지 않고 북한 사회의 전분야가 제대로 돌아가지않아 북한 주민들의 삶이 최악의 상황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구호단체의 활동이 점차 다양화·조직화되는 것도 탈북자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북한내 경제적·정치적 사정이 시급히 개선되지 않는 한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거는 탈북 행렬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1994년 이후 탈북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데다 이번 탈북 사태가 규모 면에서 가장 크다는 점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지금까지는 1996년 12월 김경호씨 일가족 17명과 97년 5월 안선국씨 일가 14명 등이 대량 탈북의 대표적 사례였다.
북한 주민들을 대량 탈북으로 몰아내는 가장 큰 요인은 점차 심각해지는 북한의 식량난과 강압 정치에 따른 북한 주민들의 좌절감이다.이들은 스페인 대사관에서 배포한 성명을통해 식량과 자유를 찾아 탈북했다가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돼 북한으로 송환돼 수개월간 구금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식량사정은 최근 1∼2년 동안 국제사회의 지원과 큰 자연재해가 없어 나아졌다고는 하나,여전히 연 160만t 정도가 부족한 형편이다.북한 당국이 최근 식량배급량을 평소의절반 수준인 하루 300g으로 줄인 데 이어 본격 춘궁기에 접어들면 식량배급이 중단될 것이라는 게 베이징 주변을 떠도는 탈북자들의 전언이다.
따라서 북한 주민들은 암시장이 없으면 하루도 살아갈 수없는 한계상황에 이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이 때문에 이른바 ‘한계 인민’들의 집단 탈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겨울철 북한과 중국 국경의 압록강과 두만강이 얼어 탈출이 쉬운 점도 대량 탈북 가능성을 높여준다.이들중 일부가 두번째 탈북을 한 점은 북한이 그동안 탈북자가 생길 때마다강화해온 국경경비와 주민들에 대한 사상교육이 실패했다는방증이다.
북한체제의 위기도 한몫하고 있다.북한 당국은 군과 사회안전부 등을 동원,주민들을 감시하는 철저한 사회통제를 통해체제를 유지해 왔다.하지만 식량난이 심화돼 통제요원들의체제수호에 대한 사명감이 퇴색하고,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충성심마저 약해지고 있다.
집단 탈북은 통제요원들의 묵인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국가체제가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김 위원장의 체제에 대한 주민 반발이 가족단위지만 집단화 추세를 보이는 것도 체제위기의 한 단면이다.주민들의 자율성이인정되지 않고 북한 사회의 전분야가 제대로 돌아가지않아 북한 주민들의 삶이 최악의 상황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구호단체의 활동이 점차 다양화·조직화되는 것도 탈북자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북한내 경제적·정치적 사정이 시급히 개선되지 않는 한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거는 탈북 행렬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2002-03-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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