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컨설팅비용 낭비 많다

은행 컨설팅비용 낭비 많다

김미경 기자 기자
입력 2002-03-09 00:00
수정 2002-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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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외국계 컨설팅사로부터 경영자문을 받으면서 많게는 수십억원씩 비용을 지출하고 있지만 별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이때문에 ‘컨설팅=비용낭비’라는 비판이제기되고 있다.은행내부에서도 컨설팅이 단순한 ‘홍보용’‘생색내기’로 전락했다고 지적한다.

♣4년간 2000억원 쏟아=98년 외환위기 이후 경영난에 봉착한 시중은행들이 맥킨지·베인&컴퍼니·보스턴컨설팅(BCG) 등 외국 컨설팅사에 경영자문 등의 명목으로 지불한 비용은 무려 2000억원에 이른다.

제일은행은 뉴브리지캐피탈에 경영권을 넘긴 뒤 지난 2년간 선진금융기법을 배운다는 명목으로 베인&컴퍼니 등에 300억원 이상을 쏟았다.국민·한빛·서울은행 등도 맥킨지·BCG 등에 합병 및 전략수립,전산시스템 정비에 대한 컨설팅 비용으로 수백억원씩 지출했다.지금도 전산(IT)통합,영업·인사시스템,e비즈니스 등과 관련해 프로젝트당 10억∼50억원씩 투입,컨설팅을 받고 있다.

♣효과없이 일원화?=한 시중은행장은 “컨설팅을 몇번 받았지만 실제업무에 적용되지 못해 효과가 없었다.”며“컨설팅 대부분이 미국 유럽 등의 외국은행 방식을 그대로채택,현실과 맞지 않아 비용만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얘기했다.지난 2∼3년간 대부분 은행들이 컨설팅을 통해소매(PB)·기업(RM)금융을 나누고 후선업무를 분리하는 등 신영업시스템을 일제히 도입했다.하지만 국내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 ‘뿌린 만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들이다.

다른 은행 임원은 “외국계 컨설팅의 권유로 외국은행들이 시행하는 리스크관리나 전산시스템 등을 그대로 도입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결국 포기한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생색내기용’ 비판도=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일반적인 경영자문이나 전략에 대한 컨설팅 결과는 서랍속에 사장되는 경우도 많다.”며 “그래도 외국계로부터 컨설팅을 받아야 투자유치 등에 유리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거액을 들인다.”고 털어놨다.국내 경제연구소나 회계법인의 컨설팅을 받으면 공신력이 떨어져 ‘외부 홍보용’컨설팅을 받는다는 얘기다.

♣노사갈등도 키워=일부 은행은 인사·조직개편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컨설팅을 받은 뒤 서둘러 일을 추진,노사갈등을 빚기도 한다.국민은행은 합병후 최대 프로젝트인 IT통합을 추진하면서 컨설팅사 캡제미니 언스트&영으로부터1개월간 컨설팅을 받아 구 주택은행 시스템을 통합시스템으로 선정했다.그러나 구 국민은행 노조는 “공정성을 결여한 컨설팅 결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적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국민측은 컨설팅 비용으로 30억원 이상을 쓴것으로 알려졌다.

♣관행 개선돼야=뚜렷한 목적없이 고비용의 컨설팅을 경쟁적으로 받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많다.금융연구원 김병연(金炳淵) 연구위원은 “개별 프로젝트마다 컨설팅 효과와 비용을 고려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

”며 “은행경영에 도움되는 차원에서 잘 활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2002-03-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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