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충무로에 중견여배우들

떴다! 충무로에 중견여배우들

입력 2002-03-06 00:00
수정 2002-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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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 중견 여배우들의 기지개켜는 소리가 요란하다.

캐스팅 1순위 그룹인 몇몇 젊은 여배우들의 빛에 가려 움츠려 있던 30대 중·후반 여배우들의 활약이 올들어 놀랄만큼 두드러지고 있다.

현재 개봉중인 류승완 감독의 새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의 이혜영을 위시해 이미숙(‘울랄라 씨스터즈’),배종옥(‘질투는 나의 힘’),유호정(‘취화선’),황신혜(‘패밀리’),하희라(‘몽중인’)등이 그 주인공.

이들의 급부상이 영화가에서 주목받는 배경은 간단하다.

무엇보다 여배우 기근으로 허덕이는 충무로 제작현장에 단비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한 제작자는 “톱스타 여주인공을 캐스팅하려고 너나없이 그가 촬영중인 영화가 끝나기를 목빼고 기다리던 풍토는 사라지는 추세”라면서 “중견 여배우들은 제작현장의 숨통을 터주는 ‘새 피’ 역할을톡톡히 한다.”고 말했다.

당연히 이들의 극중 역할은 양념이 아니라 흐름을 주도하는 주인공역.7년전 프랑스 유학을 떠났던 이혜영은 ‘중견 여배우 전성시대’의 물꼬를 텄다.투견장을 무대로 한 누아르 영화로 컴백한 그는 거친 뒷골목 사내들을 거뜬히 제압해내는 전직 금고털이로 변신했다.

‘주노명 베이커리’ 이후 2년만에 스크린에 얼굴을 내민 황신혜도 ‘중견 여배우의 변신은 무죄’를 선언했다.신작 ‘패밀리’에서 형제 조폭에 겁없이 맞서는 룸살롱 마담이 되어 본격 코믹연기에 도전한다.

‘울랄라 씨스터즈’의 이미숙도 마찬가지.‘정사’‘단적비연수’‘베사메무쵸’ 등에 꾸준히 출연해온 그도 이번에는 코미디물로 새 모습을 보여준다.여성 4인조 댄스그룹의 ‘왕언니’가 되어 망해가는 클럽을 살리려고 백방으로 설치는 역할이다.

안방극장에서는 어느새 중견 대접을 받는 배종옥,유호정,하희라도 팽팽한 걸음새로 스크린에 나들이한다.지난 97년 ‘깊은 슬픔’ 이후 4년만에 영화를 찍는 배종옥은 가을에 개봉될 멜로 ‘질투는 나의 힘’에서 유부남과 청년 사이를 오가며 성적으로 자유분방한 출판사 사진기자가 됐다.유호정에게는 이미 촬영을 마친 임권택 감독의 시대극 ‘취화선’이 영화 데뷔작이다.

이들의 적극적인 스크린 참여는 배우기근현상을 극복하는 단순 대안으로서의 의미를 훌쩍 뛰어넘는다.‘질투는나의 힘’을 제작하는 청년필름의 김광수 대표는 “스타배우 캐스팅으로 흥행의 사활을 걸던 제작자들이 스타시스템의 강박에서 벗어나 영화 소재의 다양성과 완성도에 눈을돌리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풀이했다.

황수정기자 sjh@
2002-03-0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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