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신학 목회자의 자기 성찰

민중신학 목회자의 자기 성찰

신연숙 기자 기자
입력 2002-01-11 00:00
수정 2002-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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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신학의 미소-김진호 지음 삼인 펴냄.

민중미술,민중문학,민중신학… 진보적 문화담론으로서 70,80년대 저항운동의 중심에 섰던‘민중’담론은 이제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맞아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져 가 버린 것일까.

‘반신학의 미소’는 적어도 신학에서만은 민중만이 예수신앙의 실천 소명이라며 ‘민중신학’을 붙들고 고민하고 있는 한 신학자이자 목회자(한백교회 담임목사,계간 ‘당대비평’편집위원)의 치열한 자기성찰이다.

탈중심의 시대,민중신학의 과제를 천착해 들어가는 사유의깊이는 오늘날 한국신학의 토착화 역량을 가늠케 하거니와신자유주의시대 신학자의 과제를 천명하는 부분은 이 시대온 지식인에 대한 따가운 질책으로 환치되어 들린다.

그리스도교의 민중적 사회개입의 당위성은 ‘예수사건’을신앙적 원천으로 삼기 때문이다.신은 스스로를 낮춤으로써인간역사에 개입하여 해방사건을 실현하였다.

저자는 지난 30년동안 민중신학자들이 그리스도교 사회운동을 펼쳤지만 결국 교회중심주의와 성직자중심주의,패권적 승리주의 등 그리스도교적 정체성의 자폐성 때문에 실패하였다고 비판하면서 ‘차이’와 ‘낯섦’의 포용을 통한 ‘오늘여기’에서의 시대적 적실성 회복을 주장하고 나선다.

전지구적 자본의 신자유주의 이념은 또한번 모두에게 행복한 미래를 약속하면서 ‘타자’를 배제한 ‘우리 중심주의’를 유혹한다.

하지만 저자는 지식인의 본분은 소의미의 갈등을 봉합하기보다는 그것을 증폭시키고, 범사회적인 총화를 이룩하기 보다는 그것의 균열을 꾀하는 것이라면서 ‘증언자’로서의 지식인,민중신학의 소명을 촉구한다.

저자가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증언해야 할 삶으로 지적하고 있는 이들은 지배적인 의미체계에서 배제돼 있는 낯선 이들,즉 굶주린 얼굴,알콜 중독자,마약중독자,가출청소년,동성애자,범죄자의 얼굴들이다.

이 책은 김우창 강만길 임지현 김동춘등에 이어 ‘삼인’의 ‘동시대인의 총서’중 11권으로 나왔다.

총4부중 2,3부는 신학적 해석에 치중돼 있지만 1부의 에세이와 반신학의 모색을 다룬 4부의 ‘섹슈얼리티’는 일반 문화비평서로 읽어도 손색없을 만큼 시와 소설,영화 등의 예화가 풍부하다.1만4,000원.

신연숙기자yshin@
2002-01-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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