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비평] 탐사 저널리즘이 부족하다

[매체비평] 탐사 저널리즘이 부족하다

김창룡 기자 기자
입력 2001-11-27 00:00
수정 2001-11-2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14년만에 밝혀진 진실,‘수지 김 사건’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감시견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이 땅에 확인시킨 언론사적 사건이었다.국가정보원이라는 국가공조직이 한인간의 불행한 죽음을 어떻게 날조시키며 간첩으로 몰아갔는가를 밝혀낸 것은 정보기관도 수사기관도 아니었다.이정훈이라는 한 민완저널리스트의 끈질긴 기자정신이 밝혀낸 탐사저널리즘(investigative reporting)의 개가였다.

국민의 기억속에 잊혀졌던 ‘수지 김 간첩사건.’ 믿었던남편에게 살해당한 한 불우한 여인을 부도덕한 국가기관은간첩으로 조작했고 그 가족들은 피눈물의 세월을 살아야했다.분단의 현실에서 간첩이라는 낙인이 찍히게 되면 살아도 이미 죽은 목숨이다.한국언론들은 당시 안기부의 발표만 충실하게 보도했을 뿐이다.그렇게 잊혀져 갔을 뻔했다.그러나 이 기자는 취재의 어려움을 무릅쓰고 끝까지 추적해서 마침내진실이 조작됐음을 주장하게 됐고 그 결과 현재 새롭게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유린당한 인권수호에 앞장서지 못했던 대다수 언론을 부끄럽게 한 사건이자 묻혔던 진실을 파헤쳐 수사기관을 움직이게 하는 언론의 힘을 입증한 사건이다.

그동안 한국언론이 발표저널리즘에 과다하게 의존하는 사이 탐사저널리즘은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했다.속보성에만 함몰되는 사이 정확성과 심층성은 뒤로 밀려난 것이다.그 결과인권의 수호자는커녕 오히려 인권을 유린하고 신용권을 훼손하는 일이 속출했다.민사소송 1심에서 해당 언론사는 비록무죄판결을 받았지만 무지한 언론의 ‘포르말린 보도’는 무고한 번데기 회사를 파멸시켰다.소외되거나 억울한 사람의하소연을 들어주고 국가의 주요정책을 감시하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위해서 탐사저널리즘의 활성화는 필수적이다.

특히 한국 정부의 최대 취약분야이자 감시의 사각지대인 외교와 해외주재 한국대사관 문제는 발표내용조차도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다.21세기는 국가간 교류도 활발해지고 외교력이 곧 국력이라고 할만큼 외국은 외교력을 보강하는 형편이다.

그런데 한국은 중국에서 마약범죄자가 사형당한 사건에서 보여준 한국외교부의 거짓말·무능만 한풀이하듯 몇차례 보도하고 이미 끝난 것처럼 별다른 추적도 하지않고 있다.어떤조사결과가 나왔는지 관련자에 대해 어떤 조처를 취했는지간단하게 넘어가고 있다.이 부분이야말로 언론의 탐사보도를 필요로 하고 있다.

주중대사관의 한심한 일처리 사건은 우연이 아니다.이미 그 전 해에 과테말라 한국대사가 현지 교민의 사기사건과 횡령에 휘말려 한국으로 ?i겨온 일이 있다.그리고 불과 한두달사이에 이스라엘 주재 한국대사가 팔레스타인 금지구역에서상습도박을 하다가 사실상 한국으로 추방당한 사건도 있었다.국가적 망신차원을 너머 이런 일부 대사들의 행태가 한국외교력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그 결과 국제협상이니 국제회담이니 ‘국제’말만 나오면 항상 불평등,불이익이라는말이 따라다닌다.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뒤집어 쓴다.

탐사저널리즘은 끈기와 시간을 요구한다.때로는 효율성 차원에서 뒤로 밀릴 수도 있다.그러나 권위지의 탐사저널리즘은 개인의 인권을 수호하고 국가의 주요정책을 바꾸기도 한다.이정훈 기자의 탐사저널리즘은 높?? 평가돼야 하고 외교분야에 대한 무심한 한국언론의 보도태도는 비판받아야 한다.

김창룡 인제대교수 언론정치학?
2001-11-27 1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