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도 ‘수지 김’ 은폐했나

국정원도 ‘수지 김’ 은폐했나

박홍환 기자 기자
입력 2001-11-24 00:00
수정 2001-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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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지난해 경찰의 ‘수지김 피살 사건’ 수사를중단시킨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안기부뿐만 아니라 후신인국정원도 사건의 실체를 은폐해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정원 대공수사국은 지난해 1월말 경찰이 수사에 착수,김씨의 남편 윤태식(尹泰植·43·구속기소)씨를 두 차례 소환조사한 직후인 2월15일 “손을 떼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기부와 국정원이 사건의 실체를 덮어두려한 이유는 사건발생 당시의 상황 때문이다.87년 사건 발생 당시 안기부는‘북한공작원 수지김에 의한 남편 납북미수사건’이라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때문에 대공사건이 ‘단순 살인사건’으로 드러난다면 대공 수사기관의 도덕성에 큰 흠집을 남기게된다.

이런 이유로 당시 안기부도 윤씨가 살해했다는 진술서까지받아놓고도 사실을 은폐했다.윤씨가 안기부 조사에서 직접작성한 190장 분량의 자술서에는 범행 당시의 정황이 상세히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윤씨는 또 최근 검찰 조사에서범행 직후 태국 방콕과 서울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전후해 당시 안기부가 자신의 범행임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기부의 후신인 국정원이 지난해 수사를 중단시킨 사실이확인된다면 국가정보기관이 ‘수지김 사건 파일’을 계속 관리하면서 실체를 은폐해온 셈이 된다.

의도적인 은폐 사실이 확인된다면 안기부와 국정원은 처음부터 단순 살인사건을 민간 수사기관에 넘기지 않고 15년동안 숨겨온 책임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은폐를 주도한 고위간부와 실무자들의 사법처리 가능성도배제할 수 없다.특히 지난해 경찰 수사를 중단시키는데 관여한 국정원 직원들에게는 직권남용죄와 범인은닉죄도 적용할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2001-11-2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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