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원 정년연장 재고를

[사설] 교원 정년연장 재고를

입력 2001-11-22 00:00
수정 2001-11-22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국회 교육위는 어제 현재 62세인 교원 정년을 63세로 연장하는 내용의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한나라당과자민련의 공조로 발의된 이 법안은 현재 의석분포로 보아 이변이 없는 한 본회의 통과도 확실시된다.

1999년 1월,당시 학부모와 학생 절대다수의 지지를 바탕으로 교원정년이 65세에서 62세로 단축된 지는 2년반밖에 되지 않는다.당시 정년단축에 반대했던 사람들조차도 이제 겨우안정을 찾아가는 마당에 다시 바꿔 혼란을 야기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두 야당의 이같은 정년 늘리기를 납득하는 국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따라서 정년퇴직 해당자를 포함한 직접 수혜자만을 의식한 정략적 발상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이 법안을 제안하면서 정년 단축이 교사부족 사태를 초래했다고 말한다.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지금의 교사 부족은 정년단축에 의해서가 아니라 연금고갈설과 초등학교의 영어,컴퓨터교육 방침에 따른 50대 후반 교사들의 대량 명퇴가 더 큰 원인이다.정년단축으로 인한 퇴직자가 1만5,000명인데비해 정년과 관계없는 명퇴자가 3만5,000명이라는 수치가 이를 뒷받침한다.한나라당과 자민련은 또 정년단축이 교직인력을 사장시켰으며 퇴직교사를 계약제로 다시 고용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한다.그러나 계약제로 다시 강단에 설 수 있는 교사들은 정말 의욕있고 실력있는 교사들로 선발된 사람들이다.

정년 연장이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줄임으로써 빚어진교사부족 사태 해결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도 별로 설득력이없어 보인다.이미 대량 명퇴를 해버려 정년 환원으로 교단에 남는 교사는 내년엔 2,000여명이지만 실제 학생을 가르치는 평교사는 370여명에 지나지 않는다.이번 조치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교직사회를 보다 젊게 하겠다는 정년단축 취지만 흐려놓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그리고 이는 이미 정년퇴직한 교사들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

만사가 다 그렇지만 특히 교육문제만큼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설사 옳은 정책이라 하더라도 바꾸는 데서 오는 혼란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재고해봐야 하는 것이다.이는 현교육정책 입안자들이 더 뼈아프게 들어야 할 말이지만 상임위 통과를 밀어붙인 두 야당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교육부와 교육계는 정년 연장 입법에 대비해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할 것이다.이번 개정안이 아직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아닌 만큼 두 야당은 대통령의거부권 행사도 염두에 두고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주기 바란다.
2001-11-22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