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감춰진 性 당당하게 배우자”

NGO/ “감춰진 性 당당하게 배우자”

입력 2001-11-05 00:00
수정 2001-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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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고,안전하고,즐거운 성(性)’ 지난 3일 오후 1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을 지나던 청소년들은 남녀 성기의 실물 사진과 콘돔 등 피임기구가 마당에 버젓이 전시된 것을 보고 움찔 놀라면서 발걸음을 멈췄다. 한국여성민우회 가족과성상담소는 이곳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내 몸의 주인은 나’란 주제의 성교육 캠페인을 벌였다.콘돔과 페미돔(여성용 콘돔) 등 피임기구나 성기 사진을 공개적인 장소에서 남녀가 같이 보는 것도 민망한데 콘돔을 착용하는 방법까지 ‘시연’해 보이는 ‘과감한’ 성교육이 이어졌다.

금기시하고 있던 공개 성교육에서 학생들은 다소 당황스러워하기도 했지만 부끄러워하지 않았다.그보다 가려졌던 성의 실체를 공개된 장소에서 솔직하게 보여줬다는 점을 참가자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콘돔 착용해 보기’란 코너에서는 남녀 학생들이 인공 음경에 직접 콘돔을 착용시켜 보았다.상담소측은 배란일·생리예정일 등 여성의 월경주기를 측정할 수 있는 ‘생리주기 팔찌’도 즉석에서 만들어 나눠줬다.

또 ‘즐거운성적의사 소통’이란 코너를 찾은 청소년들은“키스나 섹스를 하고 싶을 때 어떻게 하느냐”는 상담원의질문을 받고 당황스런 표정을 짓기도 했다.청소년들은 상담원이 “자신의 욕구와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해야 즐겁고 안전하고 당당한 성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해주자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들었다. 행사에 참여했던 김모군(17)은 “멋쩍기는 했지만 학교나 집에서 배우지 못했던 성에 대해 많은것을 배워 유익했다”고 말했다.

상담소 양해경(47)소장은 “최근 성폭력 피해자와 가해자의 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등 많은 청소년들이 성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면서 “행사는 성관계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성폭력을 예방하고 성폭력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기르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2001-11-0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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