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범죄 혐의로 처형당한 신모씨(42) 사건과 관련,우리 정부가 신씨 사건 처리과정을 중국 당국으로부터 일찌감치 통보받은 것으로 2일 뒤늦게 확인되면서 정부의 국제적인 신뢰도가 땅에 떨어지게 됐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신씨 처형사건이 불거진 뒤 1주일 동안 줄곧 “97년 체포 이후 어떤 통보도 받은 바 없으며,사전 통보없이 사형이 집행된 것은 외교관례를 무시한 행위이자 명백한 빈 영사협약 위반”이라며 중국 정부를 강력히 비난해 왔다.정부는 특히 이번 사건 대처과정에서 공식 외교문서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말단 직원부터 외교 사령탑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부실외교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또 주중 대사관 및 선양(瀋陽)영사사무소의 직무유기 및 거짓 보고 등을 외교부 본부조차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문제점] 지난달 26일 신씨에 대한 사형집행 사실이 알려진 뒤 정부는 외교적 파장이 엄청난 사안임에도 진상 규명에 나서기는커녕 사실을 감추고 축소하려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형편이다.정부는지난달 29일에는 리빈(李濱) 중국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강력 항의했다. 이어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최경원(崔慶元)법무장관까지 나서 중국의 사전통보 없는 사형집행에 유감을 표하는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지난 1일 “97년 체포 당시뿐 아니라 99년 1월11일 주중 대사관에 1심 재판의 결과를 설명하며 다음 재판 장소와 일정이 적힌 공문을 전달했고,올 9월25일에는 선양 영사사무소에 사형 판결서를 보내줬다”며 공문서 사본까지 보여줬으나 우리 정부는 하루 뒤인 2일 낮까지도 이를 부인했다.정부 관계자는 “접수된 공문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보냈다고 주장하는 공문서와 관련,주중대사관과 선양영사사무소는 팩시밀리로 서류를 받고도 문서 접수대장에 기록하지 않았으며,본부측은 이를 근거로 문서를 받은 일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장 및 정부대책] 한·중 정부간 외교적 파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정부 당국자는 그럼에도 “협의 과정에서 이번 일로 양국 관계에손상이 없기를 바란다”며 “이번 사건이 불거지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정부는 또 “9월25일 중국측이 보냈다는 공문서가 ‘사형 판결서’로 사형집행을 알리는 사전 고지서가 아니다”며 “기존의 우리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정모씨의 병사 통보가 7개월이나 늦어진 경위 등을 중국측에 계속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향후 우리 정부의 대중(對中)외교에 발목이 잡힌 것은 물론 공범 박모씨(72·무기징역)에 대한 중국 공안의 인권침해 부분에 대해서도 더이상 목소리를 높일 수 없는 처지에 처하게 됐다.
김수정기자 crystal@.
■김경근 영사국장 문답.
김경근(金慶根) 외교부 재외국민 영사국장은 2일 “중국외교부 대변인이 한국인 신모씨(41)의 처형과 관련,우리정부에 전달했다고 언급한 문서를 확인한 결과 문서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우리 정부가 적정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면서 “이번 사례가 한·중 양국관계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될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국이 전달했다는 99년 1월 11일과 올 9월25일자 2개 문서가 접수된 사실을 언제쯤 확인했나]2일 오후 늦게 확인했다.
[당초 문서기록대장에 없었다고 했는데] 대사관측이 ‘과거 대장’에 있었다고 한다.상세한 내용은 현재 중국에 파견된 감사관이 파악중이다.
[중국 외교부에 사과할 예정인가] 한·중 양국이 서로 확인하자고 한 거니까 사과할 사항은 아니다.관련 업무가 베이징 대사관에서 99년 7월 선양 영사사무소로 이관되면서 문제가 됐다.주중 대사관이 은폐한 것은 아니다.
[사건 발생 당시 대사관에서 본부로 보고했나] 보고가 안됐다.팩스를 받은 후 대사관 담당영사에게 전달이 안됐다.99년 문서는 접수가 확인됐지만 대장에는 기록이 안돼 있다.원칙적으로는 기록하게 돼 있다.올 9월 문서는 팩스 기록지에 문서가 들어온 기록이 있으나 실제 문서인지는 확인중이다.
[문서접수 확인 사실을 중국측에 통보했나] 아직 통보하지 않았다.향후 양국이 다시 협의할 때 전달할 것이다.
김수정기자 ■선양 영사사무소 99년 7월8일 개설된 주 선양 영사사무소는 한·중협약에 따라 영사직원 8명이 랴오닝·지린·헤이룽장성 등 동북3성의 교민 보호 및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여권·비자 발급 등의 영사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한국인 사건·사고 관련 업무는 지난 2월 부임한 외교부 장석철영사와 경찰청 이희준영사가 담당하고 있다. 종전 책임자이던 K모 영사는 공금유용 혐의로 본부로 소환됐다.
현재 동북3성에는 장기 체류자 5,000여명을 비롯, 교민 2만여명과 조선족 160여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베이징 김규환 특파원
정부는 지난달 26일 신씨 처형사건이 불거진 뒤 1주일 동안 줄곧 “97년 체포 이후 어떤 통보도 받은 바 없으며,사전 통보없이 사형이 집행된 것은 외교관례를 무시한 행위이자 명백한 빈 영사협약 위반”이라며 중국 정부를 강력히 비난해 왔다.정부는 특히 이번 사건 대처과정에서 공식 외교문서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말단 직원부터 외교 사령탑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부실외교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또 주중 대사관 및 선양(瀋陽)영사사무소의 직무유기 및 거짓 보고 등을 외교부 본부조차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문제점] 지난달 26일 신씨에 대한 사형집행 사실이 알려진 뒤 정부는 외교적 파장이 엄청난 사안임에도 진상 규명에 나서기는커녕 사실을 감추고 축소하려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형편이다.정부는지난달 29일에는 리빈(李濱) 중국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강력 항의했다. 이어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최경원(崔慶元)법무장관까지 나서 중국의 사전통보 없는 사형집행에 유감을 표하는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지난 1일 “97년 체포 당시뿐 아니라 99년 1월11일 주중 대사관에 1심 재판의 결과를 설명하며 다음 재판 장소와 일정이 적힌 공문을 전달했고,올 9월25일에는 선양 영사사무소에 사형 판결서를 보내줬다”며 공문서 사본까지 보여줬으나 우리 정부는 하루 뒤인 2일 낮까지도 이를 부인했다.정부 관계자는 “접수된 공문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보냈다고 주장하는 공문서와 관련,주중대사관과 선양영사사무소는 팩시밀리로 서류를 받고도 문서 접수대장에 기록하지 않았으며,본부측은 이를 근거로 문서를 받은 일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장 및 정부대책] 한·중 정부간 외교적 파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정부 당국자는 그럼에도 “협의 과정에서 이번 일로 양국 관계에손상이 없기를 바란다”며 “이번 사건이 불거지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정부는 또 “9월25일 중국측이 보냈다는 공문서가 ‘사형 판결서’로 사형집행을 알리는 사전 고지서가 아니다”며 “기존의 우리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정모씨의 병사 통보가 7개월이나 늦어진 경위 등을 중국측에 계속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향후 우리 정부의 대중(對中)외교에 발목이 잡힌 것은 물론 공범 박모씨(72·무기징역)에 대한 중국 공안의 인권침해 부분에 대해서도 더이상 목소리를 높일 수 없는 처지에 처하게 됐다.
김수정기자 crystal@.
■김경근 영사국장 문답.
김경근(金慶根) 외교부 재외국민 영사국장은 2일 “중국외교부 대변인이 한국인 신모씨(41)의 처형과 관련,우리정부에 전달했다고 언급한 문서를 확인한 결과 문서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우리 정부가 적정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면서 “이번 사례가 한·중 양국관계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될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국이 전달했다는 99년 1월 11일과 올 9월25일자 2개 문서가 접수된 사실을 언제쯤 확인했나]2일 오후 늦게 확인했다.
[당초 문서기록대장에 없었다고 했는데] 대사관측이 ‘과거 대장’에 있었다고 한다.상세한 내용은 현재 중국에 파견된 감사관이 파악중이다.
[중국 외교부에 사과할 예정인가] 한·중 양국이 서로 확인하자고 한 거니까 사과할 사항은 아니다.관련 업무가 베이징 대사관에서 99년 7월 선양 영사사무소로 이관되면서 문제가 됐다.주중 대사관이 은폐한 것은 아니다.
[사건 발생 당시 대사관에서 본부로 보고했나] 보고가 안됐다.팩스를 받은 후 대사관 담당영사에게 전달이 안됐다.99년 문서는 접수가 확인됐지만 대장에는 기록이 안돼 있다.원칙적으로는 기록하게 돼 있다.올 9월 문서는 팩스 기록지에 문서가 들어온 기록이 있으나 실제 문서인지는 확인중이다.
[문서접수 확인 사실을 중국측에 통보했나] 아직 통보하지 않았다.향후 양국이 다시 협의할 때 전달할 것이다.
김수정기자 ■선양 영사사무소 99년 7월8일 개설된 주 선양 영사사무소는 한·중협약에 따라 영사직원 8명이 랴오닝·지린·헤이룽장성 등 동북3성의 교민 보호 및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여권·비자 발급 등의 영사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한국인 사건·사고 관련 업무는 지난 2월 부임한 외교부 장석철영사와 경찰청 이희준영사가 담당하고 있다. 종전 책임자이던 K모 영사는 공금유용 혐의로 본부로 소환됐다.
현재 동북3성에는 장기 체류자 5,000여명을 비롯, 교민 2만여명과 조선족 160여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베이징 김규환 특파원
2001-11-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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