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전쟁/ 2∼3일에 한끼…“내일이 없다”

美 테러전쟁/ 2∼3일에 한끼…“내일이 없다”

전영우 기자 기자
입력 2001-10-16 00:00
수정 2001-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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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반군인 북부동맹군의 주요한 군사적 거점은 타지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접경지대에 가까운 ‘하우지바하우딘’과 카불 북동쪽에 있는 ‘판지시르’다. 특히 하우지바하우딘에 있는 난민수용소에는 8,000∼1만명의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있지만 먹거리와 옷, 잠자리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말라리아를 비롯한 전염병까지 창궐,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특히 저항력이 약한 어린이들의 희생이 매우 큰 것으로알려졌다.날마다 수십 명이 굶주림과 추위,질병으로 죽어가고 있지만 또 그만큼의 사람들이 매일 난민수용소로 들어 온다.

이들은 홑겹 옷 하나만 걸친 채 ‘아프간 윈드’라는 매서운 모래 바람과 뼛속을 파고드는 추위를 견디며 무작정 수용소로 찾아들고 있다.그러나 난민수용소에 이르러도 살길은막막하다.한 달에 1∼2차례씩 식량을 비롯한 구호품이 전달되지만 턱없이 모자라 2∼3일에 한끼 먹기도 힘든 실정이다.

물도 부족하다.잠자리도 부족해 한두평 남짓한 작은 천막에서 10∼12명이 ‘칼잠’을 자야 한다.

마이니치신문(每日新聞)의 다나카히로유키(田中洋之) 기자는 15일 “난민수용소에서 만난 한 아프가니스탄인은 ‘탈레반들이 우리 마을에 들어와 무차별 총격을 가해 남동생이 죽었다’고 영정을 들고 울먹였다”면서 “타지크족 등의 난민들이 파슈툰족을 중심으로 하는 탈레반을 아주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북부동맹이 장악하고 있다는 카불 이북 지역의 곳곳에서도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탈레반들은 유격전 형태의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따라서 뚜렷한 전선은 없다.다만 북부동맹이 주요 거점들과 보급로 등을 확보한 것 뿐이다.

하우지바하우딘 북쪽 30㎞ 지점에 위치한 타지키스탄·아프가니스탄 국경지대 ‘다쉬테칼라’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는미국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북부동맹군은 얼룩무늬 전투복에 러시아제 탱크와 총,대포 등으로 무장했으며 탈레반군은 터번과 전통 의상을 입은 채 전투에 임하고 있다.

난민만큼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기자들이다.카불 북쪽 60㎞에 있는 자부루사라지에서 활동하는기자들만 200∼300명에이른다.카불이 함락되면 생생한 기사와 사진,그림을 보내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미리 준비한 식량이 있어 굶지 않는다는 것 외에는 이들 역시 난민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두샨베 전영우·이영표특파원 anselmus@
2001-10-1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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