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응징과 보복전쟁은 다르다

[사설] 응징과 보복전쟁은 다르다

입력 2001-09-15 00:00
수정 2001-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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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뉴욕과 워싱턴의 동시다발 테러 공격을 ‘21세기의 첫 전쟁’으로 선포하고 수일 내에군사적 보복 조치를 위한 개전 태세에 들어갔다.이에 앞서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사전 경고 없는 군사작전에 돌입할 것을 밝히면서 미군 장병들에게 “여러분들은 미국의오랜 군사 영웅사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미국은 항공모함 등 대규모 함대를 걸프 해역으로 이동시켰고,보복 전쟁 수행에 필요한 예산도 의회에 승인을 요청하는 등 본격적인 전쟁 준비에 들어갔다.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보복 전쟁의 원칙은 “테러리스트의 피난처를없애고 테러를 보호하는 체제를 종식시키는 것”이라며 “군사작전도 1회용 공격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군사행동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그야말로 보복을 전쟁다운 전쟁으로 치를 것임을 밝힌 것이다.

참담한 비극을 접하고 분노에 치를 떨고 있는 미국 정부에 냉정하게 판단하라고 주문하는 것이 아직은 이르다고 할지 모른다.그러나 사태가 너무 급하게 진전되고 있다.미 수사당국은 이번 테러 사태를 아프가니스탄에 은신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지지자들이 저지른 것으로 사실상 결론짓고,아프가니스탄을 공격 목표로 한 군병력 배치에 들어갔다고 한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과격파 탈레반이 지배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이 빈 라덴에게 ‘보호와 기회와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범죄자’와 ‘범인 비호자’를 구분하지않겠다고 했다.그러나 미국의 보복 전쟁은 ‘범죄 비호자’를 자칫 특정 국가 전체로 볼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아프가니스탄을 지배하고 있는 탈레반 체제를 ‘비호자’로 아직 단정하기도 이르다.탈레반 정부는 테러 개입을 전면 부인하면서 “미군이 또 하나의 비극을 만들지 말아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가공할 테러에 대한 응징은 범죄자와 지원자를 색출해 법정에서 단죄하고,지원 시설물을 한정해 무력화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보복 전쟁 수행과정에서 수 많은 무고한 인명이 피해를 입게 된다면 ‘보복 전쟁’과 ‘반인륜적 테러’가 결과적으로 비슷해지는 것이 아닌가 한다.테러응징은 국제사회가 공감하는 이성적인 방법으로 이뤄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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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한정된 목표물에 대한 제한적인 군사적 보복도 필요할 것이다.그러나 더 근본적인 것은 미국 등 나토 동맹국뿐 아니라 러시아·중국 심지어 이슬람권 국가들도 동참하는 반(反)테러 국제 연합체나 기구를 설치해 테러의 근거지나 숙주를 없애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동시에 ‘크루즈 미사일과 특수부대’보다는 반미감정을 갖고 있는 세력들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이들과 화해를 도모하는 것이 더 빠른 지름길일 것이다.
2001-09-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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