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靜中動 여름정국](3)대변인 성명 순화

[靜中動 여름정국](3)대변인 성명 순화

김상연 기자 기자
입력 2001-08-02 00:00
수정 2001-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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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기자들을일일이 붙들고 이렇게 강조했다.“우리는 여전히 정쟁중단을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 주세요.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 가계의 친일 의혹을 보도한 ‘민주당보’는정쟁중단 제의를 하기 전 제작된 것이라 어쩔 수 없었습니다” 1일 오전 전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이렇게 항변했다.“정쟁중단을 위해 5일째 대야(對野) 비난논평을 일체 발표하지 않는 등 극도로 자제하고 있는데,신문들이 우리가 정쟁을 촉발했다고 쓰다니 너무 한 것 아닙니까” 이 장면은 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극한 대치를보이고 있는 정치권에서 여야 대변인이 갖는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대변인 선에서 아무리 정쟁중단을외쳐도,다른 당직자가 독설(毒舌)을 한마디 내뱉으면 그것이 기사화되고,죽기살기식 이전투구로 발전하는 것이다.

실제 민주당 전 대변인은 지난달 28일부터 비난 논평을일체 자제하고 있지만,여야간 대치는 전보다 더한 느낌이다.민주당보를 보고 한나라당이 발끈하면서 싸움이 재현된것이다.

이처럼 당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하는 대변인으로서는,당 지도부가 정쟁중단을 진심으로 바라지 않는 한 혼자힘으로 정치문화를 바꾸기는 역부족인 게 현실이다.또 여야 지도부가 당내 소장파나 비주류의 반발을 차단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정쟁을 유발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제기되는상황에서 정쟁중단은 희망사항에 불과할 수도 있다.

자민련 변웅전(邊雄田)대변인이 “두 당이 말로만 정쟁중단을 외치지 말고 실천을 하라”고 한 것도 이런 점을 꼬집은 것이다.

하지만,대변인단이 노력하기에 따라서는 극한 대치를 상당부분 순화시킬 수 있다.무엇보다 지도부에 대한 충성경쟁에서 비롯된 ‘막가파식 성명’만 버려도 정치문화가 한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대변인들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건전한 비판이 아닌,막가파식 말싸움이 문제”라고 솔직히 털어놨다.민주당 전 대변인도 “당분간 계속해서 비난 논평을 자제할 작정”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권 대변인은 “정부·여당을 비판하는게야당 본연의 임무이니 만큼,정쟁 자체를 나쁜 것으로간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여야 대변인간 시각차는 향후 대변인들의 문제 해결 노력이 각별해야 함을 반영한다.

김상연 이지운기자 carlos@
2001-08-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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