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교통 선진국’으로 가는길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교통 선진국’으로 가는길

이근식 기자 기자
입력 2001-07-18 00:00
수정 2001-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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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언제나처럼 아내가 운전하는 자동차를 타고 새벽기도를위해 교회로 향하고 있을 때였다.집앞 네거리에서 신호를기다리고 있다가 막 출발하려고 하는데 어느 틈에 나타났는지 모를 자동차 한 대가 우리 앞을 휙하고 가로질러 가는 것이 아닌가.

아내와 나는 너무도 놀라고 어이가 없어 한참 동안 멍하니 움직이지 못했다.비록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새벽이지만 교통신호마저 무시하고 질주하는 문명의 이기를 보면서‘달리는 흉기’ 그 자체가 아닐까 생각했다.

올 상반기 현재 전국에 등록된 자동차 대수가 1,248만대를 넘어선 것을 보면 자동차는 편리함과 신속함으로 인해현대사회에서 생활의 일부분이 된 것이 틀림없다.이제는자동차 문화가 한 나라의 시민의식을 대변해 주는 시대가되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음주운전,과속운전,난폭운전,신호위반,불법주정차 등 수치스러운 교통문화로 인하여 ‘교통사고 왕국’‘교통후진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한 외국인의 “한국에는 이제 두 번 다시 오고 싶지 않습니다”하는 서울방문 소감에 우리 교통문화의 단면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것이 아닐까.

지난 한해 우리나라의 교통사고는 29만481건이 발생하여1만236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고 42만6,984명이 부상을입었다.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하고도지속적인 교통단속 및 사고예방 노력이 지속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각자의 질서의식과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한층성숙된 의식이 있어야 한다.

법을 통해 규제를 가하는 것은 꼭 위반한 사람을 찾아내어 범칙금을 물리고 벌점을 부과하려는 것만이 목적은 아닐 것이다.법에 단속과 처벌 규정을 정하는 궁극적 목적은해당 행위를 감소시키고 교통안전을 향상시켜 귀중한 생명을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에서 적극 시행하고 있는 ‘안전띠 착용 생활화운동’,그리고 이번달부터 추진하는 ‘운전중 휴대폰 사용금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교통문화를 한단계 끌어올리는 데 그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안전띠 착용 생활화 운동’ 추진 결과 안전띠 착용률이 크게 증가(23.4%에서97.7%)했고 교통사고 건수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도 대폭 감소했다.

또한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는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지만 안전띠를 착용한 덕분에 참사를 면하는 경우가많아 ‘안전띠는 역시 생명띠’라는 사실이 거듭 확인되고있다.이달부터는 운전중 휴대폰 사용이 금지됐다.

이제 우리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생명과우리 가족의 안녕을 지키기 위해서,더 나아가 2002년 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 모두가 선진 교통문화 시민으로 거듭나야 하겠다.

귀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교통사고 예방정책을 추진하면서 광고문의 한 귀절이 떠오른다.

“당신의 잔소리가 사랑임을 알고 있습니다.” 이근식 행자부 장관
2001-07-18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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