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연해주립박물관에서는 지금 ‘한국문화로의 초대’ 전시회가 현지인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열리고 있다.그곳에서 한국 관련 전시회가 마련되기는 처음이다.지난달 15일 개막식을 준비하기 위해 그곳을 찾았던우리 일행은 “100년이 넘은 박물관인데 오늘같이 잔칫날같은 분위기는 처음”이란 관계자의 귀띔에 흐뭇했다.블라디보스토크는 서울에서 비행기로 2시간 남짓의 가까운 거리다.하지만 우리에게는 왠지 멀게만 느껴져 온 게 사실이다.
문화관광부의 지원으로 연해주 5개 도시 순회전시를 준비하기 전만 해도 이곳에 대해 충분한 지식이 없었다.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됐던 고려인들이 1993년부터 이주해 온 곳,발해가 일본과 교역하면서 한반도를 거치지 않고 직항으로이어졌던 곳 등 역사적으로 접근했던 지역이었을 뿐이다.그러나 이번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며칠동안 머물며 체득한문화적 체험은 내가 살아오며 쏟아 부은 학문적 자산에 새로운 파장을 준 ‘떨림’,그 자체였다.
전시 준비를 위해 그곳 박물관 직원들도 우리들 만큼이나진지하고도 부지런하게 움직였다.그런데 개막식이 끝나고한 큐레이터가 “일본어를 배우러 간다”며 성급히 가방을챙기는 것이었다.“아니 이곳에 일본어를 가르치는 곳이 있다니….” 내심 궁금해 물으니 ‘일본문화센터’가 있다고한다.충격이었다.
이미 일본은 연해주에 언어를 통해 자신들의 문화를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북방영토를되찾겠다는 그들의 운동이 떠올랐다.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했나’싶어 가슴이 쿵 내려 앉았다.늦게나마 이번 전시가 이뤄진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 곳곳에 있는 우리 동포 뿐 아니라 타민족에게도 우리문화를 올바로 알리기 위해 이같은 전시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확신도 생겼다.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날 때 어느 한국상사 주재원의 고백이 박물관 직원들의 각오를 더욱 굳혀주었다.“고맙습니다.일본 때문에 잔뜩 의기소침했었는데,이제는 한국을 설명하지 않고 우리 기업만 설명하면 거래처가이해해 줄 듯 합니다.” 이제 때가 왔다.‘한국문화전’으로 첫발을 내디뎠으니 보다치밀하게 우리를 알려야겠다.
임장혁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장
문화관광부의 지원으로 연해주 5개 도시 순회전시를 준비하기 전만 해도 이곳에 대해 충분한 지식이 없었다.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됐던 고려인들이 1993년부터 이주해 온 곳,발해가 일본과 교역하면서 한반도를 거치지 않고 직항으로이어졌던 곳 등 역사적으로 접근했던 지역이었을 뿐이다.그러나 이번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며칠동안 머물며 체득한문화적 체험은 내가 살아오며 쏟아 부은 학문적 자산에 새로운 파장을 준 ‘떨림’,그 자체였다.
전시 준비를 위해 그곳 박물관 직원들도 우리들 만큼이나진지하고도 부지런하게 움직였다.그런데 개막식이 끝나고한 큐레이터가 “일본어를 배우러 간다”며 성급히 가방을챙기는 것이었다.“아니 이곳에 일본어를 가르치는 곳이 있다니….” 내심 궁금해 물으니 ‘일본문화센터’가 있다고한다.충격이었다.
이미 일본은 연해주에 언어를 통해 자신들의 문화를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북방영토를되찾겠다는 그들의 운동이 떠올랐다.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했나’싶어 가슴이 쿵 내려 앉았다.늦게나마 이번 전시가 이뤄진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 곳곳에 있는 우리 동포 뿐 아니라 타민족에게도 우리문화를 올바로 알리기 위해 이같은 전시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확신도 생겼다.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날 때 어느 한국상사 주재원의 고백이 박물관 직원들의 각오를 더욱 굳혀주었다.“고맙습니다.일본 때문에 잔뜩 의기소침했었는데,이제는 한국을 설명하지 않고 우리 기업만 설명하면 거래처가이해해 줄 듯 합니다.” 이제 때가 왔다.‘한국문화전’으로 첫발을 내디뎠으니 보다치밀하게 우리를 알려야겠다.
임장혁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장
2001-07-1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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