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위선

2001 길섶에서/ 위선

박건승 기자 기자
입력 2001-06-30 00:00
수정 2001-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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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인간의 자아에 대한 끊임없는 고찰을 통해 선과 악의 본질을 꿰뚫고자 했다.자신의 작품 ‘악령’에서는 선동가인 조토르의 입을 빌려 “인간이란 남에게 속아 넘어가기보다 스스로 자신에게 거짓말을 시키고 싶어하는 존재다.물론 남의 거짓말보다 자기 거짓말에더 잘 넘어간다”고 했다.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해 세상 돌아가는 꼴이 해괴하다.

일부 족벌언론은 사주 일가의 탈세까지 드러났는데도 여론호도에 안달이다.자성의 흔적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다.야당은 ‘세금 도둑을 왜 잡았느냐’는 식의 억지를 부린다.

그런 가운데 ‘홍위병’ ‘권력의 살기(殺氣)’ ‘제2의 유신’과 같은 섬뜩한 말도 난무한다.가면을 벗지 않으려는몸무림이 가관이다.

그러고 보니 인간 속물 근성에 대한 도스토예프스키의 예단이 놀랍다.러시아 작가 고골리는 ‘검찰관’에서 외쳤다.

“그대의 얼굴이 일그러져 있는데,거울을 탓한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위선의 탈은 언젠가 벗겨지는 법이다.



박건승 논설위원
2001-06-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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