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티 블루’(1986년)의 장 자크 베넥스 감독(55·프랑스)이 처음으로 한국에 왔다.오는 29일까지 열리는 제1회 프랑스영화제에서 상영된 자신의 5번째 영화 ‘죽음의 전이’(2000년)를 알리기 위해서다.그는 지난 25일 오후,일본요코하마영화제에서 급히 날아와 서울 서초동 메리어트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새 영화는 한 정신분석가가 환자와의 상담도중 자신의 상상대로 환자가 죽어가는 미스터리 사건에 유머를 섞은 스릴러.전작들이 그랬듯,여전히 색채미학을 자랑한다.
◇‘IP5’(92년)이후 8년만의 영화다.왜 이렇게 뜸했나. 쓸만한 아이디어가 없었다.그동안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하고 다큐멘터리도 찍고 싶었다. 덕분에 이번 영화에 등장하는 그림들은 모두 내가 그렸다.다큐도 7편이나 찍었다.
◇그림이 영화의 영감이 됐다는 소린가. 물론이다. 모든 예술 장르는 서로 연관돼 있다. 영화 이전에 그림이 있었다. 예술의 원천은 그림이다. 그림과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다. 똑같이구성틀,주제,색깔을 드러내며 형상화한다는 것이다. 둘다 현실을 재창조한다는 것도 닮은꼴이고….
◇이번 영화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작품들과 얼핏 비슷한 느낌이 난다.특별한 기획동기라도 있는지. 물론 히치콕도 만들 수야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히치콕보다 내쪽이 좀더 시적이지 않은가? 사랑과 성에 관한 표현이라면 내가 한수 위라고 생각하는데.(웃음) 기획 무렵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있었다. 우울증에서 벗어나려는 줄거리의 영화는 내 이야기이기도 한 셈이다.
◇우울증이라니,영화때문에 생긴 거였나. 나이 쉰 즈음에 불현듯 인생에 대한 회의가 밀려왔다. 예술적 욕구도 뚝 떨어지면서 우울증은 걷잡을 수 없었다.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건 사회다. 기술은 최고로 발전했는데 사람의 감정은 변함이 없으니 이런 부조화가 어디 있나.공허함을 메우려고 2년전부터 피아노도 배웠고 지금도 두시간씩은 친다. 영화를 찍지 않은 지난 8년간 많은 걸 배웠다. 무엇보다 영감이 중요하다.그러나 예술가에게 영감이란 신기루같은 거란 사실,뭐 그런 것들이다. 한 마디로 말해 이런 걸 깨달았다.영감이 예술의 동인(動因)이 되는 게아니라,일을 하면서 영감을 얻어간다는 사실이다.
◇데뷔작 ‘디바’를 내놓은지 올해로 21년째다.스스로 영화작업의 변화를 느끼는지. 열정과 광기,미적 컬트…. 내 영화들의 주제어는 변함없다.변한 게 있다면,요즘엔 철학에 무게를 싣게 됐다는 거다. 나이를 먹어선가? 그는 “흥행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 많은 사람들이 내 영화(세계)를 이미 안다. 그들에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가장 가까운 계획은 쓰고 있는 책을 마무리하는 거다.그동안의 작품들에 얽힌 사연과 문화적 다양성에 관한 주장을 담은 책을 내년쯤 볼 수 있을 것같다.
황수정기자 sjh@
새 영화는 한 정신분석가가 환자와의 상담도중 자신의 상상대로 환자가 죽어가는 미스터리 사건에 유머를 섞은 스릴러.전작들이 그랬듯,여전히 색채미학을 자랑한다.
◇‘IP5’(92년)이후 8년만의 영화다.왜 이렇게 뜸했나. 쓸만한 아이디어가 없었다.그동안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하고 다큐멘터리도 찍고 싶었다. 덕분에 이번 영화에 등장하는 그림들은 모두 내가 그렸다.다큐도 7편이나 찍었다.
◇그림이 영화의 영감이 됐다는 소린가. 물론이다. 모든 예술 장르는 서로 연관돼 있다. 영화 이전에 그림이 있었다. 예술의 원천은 그림이다. 그림과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다. 똑같이구성틀,주제,색깔을 드러내며 형상화한다는 것이다. 둘다 현실을 재창조한다는 것도 닮은꼴이고….
◇이번 영화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작품들과 얼핏 비슷한 느낌이 난다.특별한 기획동기라도 있는지. 물론 히치콕도 만들 수야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히치콕보다 내쪽이 좀더 시적이지 않은가? 사랑과 성에 관한 표현이라면 내가 한수 위라고 생각하는데.(웃음) 기획 무렵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있었다. 우울증에서 벗어나려는 줄거리의 영화는 내 이야기이기도 한 셈이다.
◇우울증이라니,영화때문에 생긴 거였나. 나이 쉰 즈음에 불현듯 인생에 대한 회의가 밀려왔다. 예술적 욕구도 뚝 떨어지면서 우울증은 걷잡을 수 없었다.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건 사회다. 기술은 최고로 발전했는데 사람의 감정은 변함이 없으니 이런 부조화가 어디 있나.공허함을 메우려고 2년전부터 피아노도 배웠고 지금도 두시간씩은 친다. 영화를 찍지 않은 지난 8년간 많은 걸 배웠다. 무엇보다 영감이 중요하다.그러나 예술가에게 영감이란 신기루같은 거란 사실,뭐 그런 것들이다. 한 마디로 말해 이런 걸 깨달았다.영감이 예술의 동인(動因)이 되는 게아니라,일을 하면서 영감을 얻어간다는 사실이다.
◇데뷔작 ‘디바’를 내놓은지 올해로 21년째다.스스로 영화작업의 변화를 느끼는지. 열정과 광기,미적 컬트…. 내 영화들의 주제어는 변함없다.변한 게 있다면,요즘엔 철학에 무게를 싣게 됐다는 거다. 나이를 먹어선가? 그는 “흥행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 많은 사람들이 내 영화(세계)를 이미 안다. 그들에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가장 가까운 계획은 쓰고 있는 책을 마무리하는 거다.그동안의 작품들에 얽힌 사연과 문화적 다양성에 관한 주장을 담은 책을 내년쯤 볼 수 있을 것같다.
황수정기자 sjh@
2001-06-2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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