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전공교육 부실

서울대 전공교육 부실

안동환 기자 기자
입력 2001-06-22 00:00
수정 2001-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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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강의실에 수백명이 넘는 콩나물 시루 같은 대형 강좌로서울대 전공 수업이 부실화되고 있다.

서울대가 올 1학기에 개설한 1,938개 전공 강좌 중 81명 이상이 수강 신청을 한 강좌는 314개로 16.2%에 이른다.200명이상이 수강하는 콩나물 강의도 30여개에 달한다.교양 강좌920개 가운데에서도 81명 이상 강좌가 167개로 18.2%다.

학교측이 81명을 대형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수강생이 81∼150명이면 80명 이하 강좌를 맡는 시간강사 보수의 1.5배를,151명부터는 2배로 차등 지급하기 때문이다.

경영대 1학년의 전공 필수 과목인 경영학원론 수강자는 314명이다.교수는 초만원 강의실에서 마이크로 수업을 진행한다.일부 학생들은 책상 위에 엎드려 잠에 빠져들거나 뒷문을드나들며 휴대전화를 걸기도 한다.

법대 2학년 전공 필수과목인 형법총론 강의실은 400여명의학생들로 소음이 끊이지 않는다.

1학년 교양과목인 ‘대중예술의 이해’도 한반 수강생이 366명이다.

대형 강의가 늘어난 것은 고질적인 교원 부족과 올해부터본격 도입된 모집단위 광역화에 따른 것이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전임 교원의 법정 수업시간이 9시간으로 줄고 신규 임용이 지연되면서 대형 강의가 늘었다”면서“시간강사가 전체 교원 3,053명 가운데 41.5%인 1,266명에이른다”고 말했다.

총학생회도 최근 학교측에 제출한 질문서를 통해 “모집단위 광역화로 80명이 듣던 전공 과목을 대형 강의실에서 300명 이상이 듣고 있다”면서 “광역화 도입에 따른 학교측의준비 부족이 부실 강의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대의 한 교수는 “헌법·민법·상법은 고시 필수과목이어서 청강생이 많은데다 학교 방침상 시간강사에게 전공을 맡길 수도 없다”면서 “과목당 교수가 1명에 불과해 대형 강의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대형 강의는 주입식으로 진행되는데다 학생들의 대리 출석,시험 부정 등에도 속수무책이다.

인문대 2학년생인 박모씨(21·여)는 “수강생이 너무 많아수업이 형식적으로 진행되는데다 시험 관리조차 제대로 안돼 부정행위가 일반화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달 7일에는 사회학과 1학년생 20여명이 중간고사 때 집단 커닝한 사실이 뒤늦게 적발돼 재시험을 치러야 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2001-06-2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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