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머리맡에 찬물을 쏴-퍼붓고는/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 북청 물장수/…/날마다 아침마다 기다려지는/북청 물장수.(김동환의 ‘북청 물장수’) 집집으로 물을 팔러 다니는 물장수의 모습에는 급수시설같은 것은 생각지도 못했던 옛 시절 서민들의 애환이 서려있다.그러나 오래 전부터 우리들 눈에 띄지 않고 있다.상수도가 본격 보급된 뒤 ‘물장수’라는 말이 거의 사라졌다.
그러나 문용(文勇·45·부산 중구 남포동 1가36)씨는 아버지 문광식(文光植·80)옹의 가업을 이어 2대째 물장수를 하고 있다.팔순의 부친이 건강도 나쁘고 기력이 달려 더 이상 물 수레를 끌 수 없기 때문이다.
문옹은 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고향인 함흥에서 부산으로 피난 내려왔다.당시 구직난이 심해 고향에서 많이 봤던물장수를 하기 시작했다.처음에는 손수레가 없어 물지게를지고 다녔다.중노동이지만 물을 사려는 사람이 많아 벌이도 괜찮은 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본격적으로 상수도가 보급되자 거래처가 하나둘씩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그래도 문옹은 물장수를 천직으로 알고 6남매를 무난히 키워냈다.이같은 부친의물장수 50년을 아들 문용씨가 이어받은 것이다.지난 연말부터 시작,겨우 7개월 남짓한 초보 물장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아들은 덧붙인다.
문용씨는 “IMF로 직장도 잃고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직업이란 생각에서 물장수를 시작했다”고 말한다.
먼저 드럼통 2개를 용접해서 붙인 손수레를 만들었다.아침 5시면 일어나 물통에 수돗물을 가득 채우는 일로 하루를시작한다.
무거운 손수레를 끌고 부산 중구 남포동일대 건어물시장과 자갈치시장,서구 남부민동 송도 방파제까지 남항을 따라 4㎞ 내외의 시장 상인들에게 물을 배달해주고 있다.
주로 푸줏간,곰장어집,음류수 판매상 등 시장에서 좌판을벌이고 있는 노점상이 단골 거래처다.많을 땐 거래처가 150여 곳에 이르기도 했지만 지금은 50여 곳이 남았을 뿐이다.
문씨는 이들에게 ‘북청 물장수’로 통하고 하루 5번 물을공급하는데 저녁 8시가 돼야 일이 끝난다.한 수레에 보통 21말 정도의 물이 나온다고말했다.
물값은 1말에 300원.2층이나 3층까지 배달하면 500원,1,000원씩 받는다.물값을 조금 올리려고 하면 단골들이 당장 상수도를 들이겠다고 해 물값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물장수는 낭만하고는 거리가 먼 중노동에 불과하다”고푸념하며 “입에 풀칠하기조차 빠듯한 직업”이라고 말을맺었다.
부산 이기철기자 chuli@
그러나 문용(文勇·45·부산 중구 남포동 1가36)씨는 아버지 문광식(文光植·80)옹의 가업을 이어 2대째 물장수를 하고 있다.팔순의 부친이 건강도 나쁘고 기력이 달려 더 이상 물 수레를 끌 수 없기 때문이다.
문옹은 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고향인 함흥에서 부산으로 피난 내려왔다.당시 구직난이 심해 고향에서 많이 봤던물장수를 하기 시작했다.처음에는 손수레가 없어 물지게를지고 다녔다.중노동이지만 물을 사려는 사람이 많아 벌이도 괜찮은 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본격적으로 상수도가 보급되자 거래처가 하나둘씩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그래도 문옹은 물장수를 천직으로 알고 6남매를 무난히 키워냈다.이같은 부친의물장수 50년을 아들 문용씨가 이어받은 것이다.지난 연말부터 시작,겨우 7개월 남짓한 초보 물장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아들은 덧붙인다.
문용씨는 “IMF로 직장도 잃고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직업이란 생각에서 물장수를 시작했다”고 말한다.
먼저 드럼통 2개를 용접해서 붙인 손수레를 만들었다.아침 5시면 일어나 물통에 수돗물을 가득 채우는 일로 하루를시작한다.
무거운 손수레를 끌고 부산 중구 남포동일대 건어물시장과 자갈치시장,서구 남부민동 송도 방파제까지 남항을 따라 4㎞ 내외의 시장 상인들에게 물을 배달해주고 있다.
주로 푸줏간,곰장어집,음류수 판매상 등 시장에서 좌판을벌이고 있는 노점상이 단골 거래처다.많을 땐 거래처가 150여 곳에 이르기도 했지만 지금은 50여 곳이 남았을 뿐이다.
문씨는 이들에게 ‘북청 물장수’로 통하고 하루 5번 물을공급하는데 저녁 8시가 돼야 일이 끝난다.한 수레에 보통 21말 정도의 물이 나온다고말했다.
물값은 1말에 300원.2층이나 3층까지 배달하면 500원,1,000원씩 받는다.물값을 조금 올리려고 하면 단골들이 당장 상수도를 들이겠다고 해 물값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물장수는 낭만하고는 거리가 먼 중노동에 불과하다”고푸념하며 “입에 풀칠하기조차 빠듯한 직업”이라고 말을맺었다.
부산 이기철기자 chuli@
2001-06-09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