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퇴임 박순용검찰총장/ 흐트러진 검찰 조직·위상 추슬러

오늘 퇴임 박순용검찰총장/ 흐트러진 검찰 조직·위상 추슬러

이상록 기자 기자
입력 2001-05-25 00:00
수정 2001-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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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헌정사를 되돌아보면 공직을 떠나는 인사들에 대한평가는 다분히 감정적이다.대체로 마지막 물러날 때의 모양새에 따라 긍정-부정이 강하게 교차한다.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재임기간 중의 실질적 업무성과를 냉철히 따지는일이다.후임자들에게는 물론,전체적 국가운용에도 필요한작업이다.대한매일은 25일로 임기가 끝나는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을 시작으로 주요 퇴임 공직자들의 공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고정코너를 신설한다.

“한시도 편한 날이 없었다.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25일 2년의 임기를 마치고 28년 동안 몸담았던 검찰을 떠나는 박순용(사시 8회) 검찰총장은 자신의 회고처럼 재임기간 내내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박총장은 99년 5월 대전 법조비리 사건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심재륜(沈在淪) 전 대구고검장의 항명파동과 소장 검사들의 잇단 집단 행동으로 벼랑에 서있던 검찰의 지휘봉을 넘겨 받았다.분열된 조직을 추스르고 비리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해 개혁을 이뤄야 하는 중책이 그의 앞에 놓여있었다.

그러나 취임 첫날부터 김태정(金泰政) 당시 법무부 장관이 연루된 ‘옷로비 의혹 사건’으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

여기에 진형구(秦炯九) 전 대검 공안부장의 ‘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 사건’까지 맞물려 사상 초유의 특별검사제도입으로 이어져 검찰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했다.

시련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지난해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과 진승현(陳承鉉) 금융비리 사건으로 다시 정치 풍파에 휘말렸다.급기야 지난해 말에는 16대 총선 선거사범 편파수사를 이유로 한나라당의 총·차장 탄핵 요구로까지 이어졌다.

그런 가운데 유능한 후배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줄줄이검찰을 떠났고 조직은 흔들렸다.박총장도 “그만두고 싶을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실제로 옷로비 의혹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한 99년 12월30일 고위 간부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다.

검찰 내부 문제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만큼 국민에게사죄해야 하고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도 누가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총장이 책임질 일이 아니다”라며 그 자리에서 사표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총장은 “재임기간 동안 검찰 가족들에게 외부에서 누가 뭐라고 하든 우리가 할 일만 제대로 하면 된다고 강조해왔다”면서 “처음 총장이 됐을 때 있었던 내부 불신은거의 사라지고 이제는 조직이 많이 안정됐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겪었던 총·차장 탄핵 파문은 오히려 검찰 조직재건의 원동력이 됐던 것으로 전해진다.박총장 자신뿐 아니라 검찰 간부들도 잘못이나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정치적 공세에 밀려 수장이 물러나는 것은 조직을 위해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일선 부장 검사의 권한과 책임을 대폭 강화한 부장 중심 수사체제 확립과 수사비확충, 불필요한 통계·보고의 폐지 등은 박총장의 주요 실적으로 꼽힌다.

평소 “총장은 임기가 끝나면 더이상 욕심을 부리지 말고자연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던 박총장은 “이제여행도 다니며 편하게 쉬고 싶다”고 말했다.그는 임기를마치고 떠나는 4번째 검찰총장이다.

이상록기자 myzodan@
2001-05-2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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