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인터넷 할인공세 출판산업 ‘휘청’

집중취재/ 인터넷 할인공세 출판산업 ‘휘청’

김주혁 기자 기자
입력 2001-05-21 00:00
수정 2001-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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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기반인 출판산업이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인터넷서점들이 경쟁적으로 출혈 할인경쟁에 나서면서 동네 소형서점의 연쇄 폐업이 가속화하고 있으며 대형도매상과 출판사들의 ‘줄도산 사태’마저 우려되고 있다.인터넷 인구가 2,000만명을 넘어선 데 따라 출판산업이 재편과정에 돌입했으나 책값의 무분별한 할인 때문에 경착륙,출판계 전체의 공멸 가능성이 한층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당국은 “업계가 알아서 해결할 문제”라며 수수방관해 업계의 원성을 사고 있다.

20일 출판·서점계에 따르면 인터넷서점들은 50%까지 할인판매를 하고 더 싸게 파는 업체가 있으면 차액을 보상하며구입액에 관계 없이 무료로 배송하는 등 ‘너죽고 나죽자’는 식의 무차별적 가격 경쟁을 펼치고 있다.10% 할인에 5%마일리지를 제공하기로 한 출판계와의 합의는 지난달 12일시행 첫날부터 묵살됐다.

이같은 할인 공세에 따라 인터넷서점의 총매출액은 지난해월평균 50억원선에서 5월 현재 월 100억원 규모로 갑절이나늘어났다. 올해 단행본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할전망이다.

반면 서점들은 99년 말 4,595곳에서 2000년 3,459곳으로 1년 사이에 25%인 1,136곳이 문을 닫은 데 이어 올들어 4개월여 동안 벌써 400여곳이 추가로 폐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도매상과 출판사로 책 반품이 이어지는 가운데출판사마다 부도를 피하기 위해 초판 발행부수를 줄임으로써 경영난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출판계는 IMF외환위기 때보다 더하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출판·서점계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한 향후 1∼2년 안에 150평 이상 대형서점 90여곳과 인터넷서점 3∼4곳 정도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우울한예상을 내놓고 있다.이 경우 ▲표시가격이 오르고 원하는책을 구할 수도 없게 되며 ▲학술·전문서적이 사라지는 등인문학 위기가 심화되고 ▲대중서가 판쳐 문화의 다양성이상실되며 ▲대다수 중소도시에서 서점이 사라져 지방의 문화향유 기회가 박탈될 것으로 지적된다.

김주혁 김종면기자 jhkm@
2001-05-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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