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안타까운 노노갈등

[오늘의 눈] 안타까운 노노갈등

김학준 기자 기자
입력 2001-05-19 00:00
수정 2001-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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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동차가 노·노갈등에 휩싸여 있다.전 노조위원장 4명과 현직 대의원들은 노조가 제역할을 못해 사태를 악화시켰다며 지난달 ‘정상화추진위’를 결성하고 반기를 들었다.추진위는 사원의 58%가 해외매각에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회사 및 채권단과의 대화에도 나서겠다는 등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이에 수배 등으로 피신하고 있는 노조지도부는 ‘노조 무력화 기도’ ‘정부와 회사의 조종을 받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하고 있다.그동안 명분을 내세우고 조합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해온 노조로서는 추진위의 ‘쿠데타’가 상당히 아픈 듯하다.적은 안에 있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특히 추진위가 노조의 존재이유와도 같았던 ‘해외매각반대’에 칼을 들이대 “생존을 위해서는 해외매각을 할수도 있다”며 치고 나오자 허탈해 하는 분위기다.

일종의 반란세력인 추진위에 노조대의원 상당수가 참여하는 등 사내외에서 점차 힘을 얻어가는 현실은 현 노조가토양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원인(遠因)이야 경영진이나 정부에 있다고 하더라도 노조 집행부는 대우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명분에 휩싸여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추진위는 이 틈을 노려 반란세력이 아니라 개혁세력임을 자처하면서 전직 위원장과 대의원들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말한다.

노조쪽도 할 말이 많다.여론조사가 해외매각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의도된 방향으로 실시되었고 대의원 63명이 추진위쪽에 참여했다는 것도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는 것이다.더욱이 해외매각이 결과적으로는 대우차가 미국 GM사의 하청기지화되고 대량의 정리해고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대우차 회생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조차도 시각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노조와 추진위 가운데 어느쪽이옳은가를 판단한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추진위태동 이후 노조 내부에서 자성론이 일고 있으며 양쪽이 힘을 합해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어가고 있다.양세력간의 갈등이 건전하게 수습될 경우 대우차회생의 큰 동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보고 싶다.



[김 학 준 전국팀 기자] kimhj@
2001-05-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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