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公교육 희망은 있다] (2-1)교육정상화 주체는 교사

[위기의 公교육 희망은 있다] (2-1)교육정상화 주체는 교사

이순녀 기자 기자
입력 2001-04-25 00:00
수정 2001-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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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여고 2학년10반 담임 이종배(李宗培·45) 교사는 수업 이후에도 항상 제자들과 만난다.‘종이배의 210제자들’이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다.하루종일 얼굴을맞대고 부대끼면서도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게시판에는시시콜콜한 고민 등을 털어놓는 제자들의 글로 빼곡하다.

3박 4일 수련회를 떠난 제자들에게 ‘보고 싶다’는 글을남긴 선생님이나 ‘정말 말썽꾸러기인 저희들을 보고싶으셨어요’라는 애교섞인 글을 올리는 학생들이나 스스럼없기는마찬가지다.홈페이지에는 학부모들도 참여한다. 교사와 학생,학부모 등 교육의 세 주체가 자연스럽게 사이버 공간에서 만나 열린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이교사는 “교육이 무너진다고 난리지만 현장에서 묵묵히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교사와 학생들이 훨씬 더 많다”고말했다.

서울 강남 K중 김모 교사(46)는 일부 교사의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시켜 학교교육에 염증을 느끼게 만드는 요즘 세태가 안타깝기만 하다.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무능한 교사로매도하는 교육행정가나 ‘학교는 못 믿겠다’며무조건 자녀를 학원으로 내모는 학부모들을 대하면 그저 가슴이 답답할 뿐이다. 교원정년 단축으로 인한 교원부족 현상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2004년까지 2만2,000명의 교원을 증원하겠다는 교육인적자원부의 계획은 첫해부터 벽에 부딪혔다.예정대로라면 5,500명이 돼야 할 올해의 교원 증원은 2,116명에 그쳤다.

지난해 기준으로 교사 1인당 학생수는 초등 28.7명,중학 20.6명,고교 19.9명이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비해 8∼14명 더 많은 수치다.학급당 학생수도 초등 35.8명,중학 38명,고교 42.7명으로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과밀학급이다.

수업외 잡무도 교육의 질 향상을 가로막고 있다.한 중학교교사는 “국회에 자료를 내야 한다며 오전 10시에 공문을보내 당일 오후 2시까지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황당한 경우도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해 6월 전국 초·중·고 교사1,31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46.7%가 잡무처리로주당 평균 7시간 이상을 소비한다고 응답했다.

교육부가 교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마련한 ‘교직발전종합방안’ 시안은 2년째 표류하고 있다.교육부,정당,교총,전교조 등 관련 단체들의 이해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한국교총 황석근 대변인은 “일선교사들 사이에는 무능하고 안일한 집단으로 낙인찍힌데 대한 피해의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면서 “처우개선 등도 중요하지만 교사들의자존심과 명예를 되살리는 데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이순녀기자 coral@
2001-04-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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