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급 주사서 첫 여성차관 오른 김송자 노동차관

6급 주사서 첫 여성차관 오른 김송자 노동차관

오일만 기자 기자
입력 2001-04-02 00:00
수정 2001-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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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여성 근로여성국장,최초의 서울지노위원장….노동부 김송자(金松子·61) 신임 차관에겐 여성 최초의 ‘꼬리표’가 한 두개가 아니다.1일 차관 임명으로 일반 공무원출신 ‘최초의 여성차관’ 기록을 새로 추가했다.

김 차관은 실무에 밝고 화끈한 성격의 소유자로서 남자들과의 술자리 분위기를 주도하는 등 ‘여장부’의 면모를갖고 있다.하지만 김 차관은 “‘남성공화국’인 한국 공직사회에서 차별과 맞서 오기로 버티며 싸웠다”고 지난 30여년의 공직생활을 돌이켰다.

스스로를 ‘전략의 명수’, ‘추진의 강자’로 소개하는김씨는 “문을 두드려 열리지 않으면 부수고라도 들어가라”고 외친다.이런 김 차관이 공직생활을 시작한 것은 지난69년,6급 주사로 특채되면서다.

하지만 공직생활 첫발부터 ‘여성 공무원 투사’로서의긴 여정이 시작된다.첫 발령지인 총무처에서 7급(주사보)인 남성 공무원 뒷자리로 책상이 배정된 것이다.자존심이상한 그는 노동청 부녀계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 땅의 여성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고한다.

그후 32년.노동부 차관으로 올라서기까지 ‘노동부 공무원의 대모(代母)’로 불리며 숱한 차별과 장애를 극복해왔다.국내 여성운동사의 한 획을 그은 ‘전화교환원 김영희씨 정년연장 투쟁’ 사건이 대법원에서 승소하기까지 배후에서 맹활약을 했다.노동부 부녀계를 여성국으로 키워내는 과정에서 남녀고용평등법을 입안했고,90년 도입된 육아휴직제도 그의 작품이다.

새 정책을 추진할 때나 예산문제에 부딪히면 후배들에게“내가 앞장설 테니 당신들은 측면 지원하라”며 정면돌파를 택했다.그의 ‘당찬 기질’은 동갑내기이자 6급으로 함께 공직을 출발했던 남편 유경득(柳京得·명지대 교수)씨의 인생항로를 바꿔놓았다.김 차관이 먼저 사무관으로 승진하자 유 교수가 사표를 내고 학계로 방향을 틀었다.

그의 배짱이 돋보이는 에피소드는 ‘노래자랑’ 사건이다.승진에서 떨어진 뒤 회식자리에서 당시 인사권을 쥐었던상사가 “김송자,노래 잘하면 과장시켜주려 했는데 영 시원찮다”고 비아냥거리자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전의자에임자가 따로있나,앉으면 주인이지”라는 노래를 불러 상사의 코를 납작하게 했다고 한다.

“벼랑 끝에 섰더라도 배짱으로 살아야 한다”는 김 차관은 “여성공무원 출신이 차관이 된 것은 직장여성은 물론모든 여성에서 희망을 주는,신선한 충격”이라고 소감을밝혔다.이어 “이제부터 여성문제를 떠나 실업률 낮추기와새로운 노사문화 정착에 일조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오일만기자 oilman@
2001-04-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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