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폴리, 전체주의적 기술문화에 경종

테크노폴리, 전체주의적 기술문화에 경종

김주혁 기자 기자
입력 2001-03-28 00:00
수정 2001-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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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명자는,그 기술이 장차 이익이 될지 해가 될지를 판정하는 최선의 재판관이 될 수는 없습니다.’ 플라톤의 ‘파이드로스’에 등장하는,이집트를 통치하던타무스왕의 이야기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세계화와정보화 등 기술을 바탕으로 한 급속한 변화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아예 인간이 스스로 기술의 노예로 전락한테크노폴리(기술독재)시대에 살고 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지 모른다.

미국 뉴욕대 커뮤니케이션학과 닐 포스트먼 교수는 ‘테크노폴리’(김균 옮김,민음사 펴냄)에서 이같은 전체주의적 기술주의문화에 경고하며 우리 삶을 회복시키는 새로운문화를 제안한다. 그는 문명의 진화를 3단계로 정리한다.

기술이 인간의 도구로 남아 있는 도구사용 문화에서,기술이 사회의 문화적 전통과 가치에 도전하기 시작하는 기술주의 문화를 거쳐 기술이 신격화하고 인생의 의미를 기계와 기술에서 찾아야 하는 테크노폴리에 이른다는 것.

컴퓨터와 통계학 등 과학이 제공하는 답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과학만능주의와 가치 전도의 사례를열거하며 그심각성을 지적한다. 의학기술의 관심이 환자 치유가 아니라 병을 공격하는 데 있고,컴퓨터기술은 관료주의를 은폐하는 맹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비판한다.오늘날 과학이중세시대에 종교가 가진 것 이상의 귄위를 갖는다는 얘기다.

사랑으로 무장해 기술에 저항하는 투사가 되고,교육을 통한 인간성 회복으로 테크노폴리의 폐해를 극복하자는 그의호소가 절실하게 다가온다.

김주혁기자
2001-03-2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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