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여성지위향상국장 야킨 에르투르크

유엔 여성지위향상국장 야킨 에르투르크

입력 2001-03-10 00:00
수정 2001-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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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윤창수특파원] “여성이 국회의원 등으로 뽑힌 다음여성운동을 외면하는 현상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유엔여성지위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의 한 회의실에서 만난 유엔 여성지위향상국장야킨 에르투르크(55).그는 현행 여성운동의 한계를 이같이지적하고 “여성은 힘을 여성의 문제를 바꾸는데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여성지위향상국은 유엔여성지위위원회를 준비하고 전세계 여성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유엔과 세계 각국이 여성정책을 세우는 데 도움을 주는 일을 하는 유엔의 주요부서이다.

야킨은 이어 21세기의 주요 여성문제로 ‘빈곤과 폭력’을들었다.그는 “빈곤의 여성화는 매우 첨예한 문제로 여성이교육받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다”고 지적했다.

미 코넬대에서 사회학 박사를 딴 야킨은 3년전 유엔에 왔다.이전에는 조국 터키에서 미들이스턴 테크니컬대 교수로 근무했었다.야킨은 유엔으로 일자리를 옮긴 배경에 대해 “학교에서는 교수였지만 거리에서는 그저 여자일 뿐이었죠”라고 간접적으로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터키에서는 여자도 쉽게 의사나 법률가가 될수 있지만 엄마와 아내의 역할을 수행하느라 높은 직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그는 이에 대해 “터키에도 여자의사는 많지만 외과의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드는 등 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장벽이 엄존하고 있다”면서 “여성은 이런 점을 항상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그는 또 터키에서 여성 국회의원들이 여성문제에 관한 한 당적을 떠나 연대하고 있다고소개했다.

야킨은 이어 여성진출의 장벽을 허무는 근본적인 방안으로교육과 언론의 태도변경을 제시했다.“여성에 대한 뿌리깊은 고정관념을 없애려면 교육과 언론이 중요합니다.TV등에서남녀의 역할을 주의깊게 설정하면 아이들 세대에는 여러가지가 달라질 겁니다” 야킨은 특히 비정부기구(NGO)에 큰 기대를 보냈다.그는 “유엔에서 2,000여개의 NGO가 참여하는 위원회는 오직 여성지위위원회 밖에 없다”고 전제하고 “NGO와 정부의 파트너십은 시민사회를 바꾸어 나가는 에너지”라고 강조했다.

야킨은 끝으로 유엔에서 일하는즐거움을 이렇게 밝혔다.“서로 다른 문화의 여러 나라 대표가 어렵사리 합의를 이끌어 내면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낍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지난 99년 ‘여성차별철폐협약의 선택의정서’가 4년여의 긴 협의 끝에 통과된 때를 꼽았다.

인터뷰시간이 끝나 헤어지기 직전 유엔의 보수를 묻자,야킨은 “굶어죽을 정도는 아니고 터키에서보다 낫다”고 짧게대답한 뒤 행사진행 상황실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geo@
2001-03-1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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