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이산상봉/ 개별만남 이모저모

3차 이산상봉/ 개별만남 이모저모

입력 2001-02-28 00:00
수정 2001-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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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 방문단은 상봉 이틀째인 27일 숙소인 서울롯데월드호텔과 평양 고려호텔에서 개별상봉을 갖고 재회의기쁨을 나눴다.그러나 상봉의 기쁨도 잠시,또 한번의 생이별을 앞둔 이들은 너무나 짧은 만남의 시간을 끝내고 뜬눈으로밤을 지샜다.

◆ 북측 방문단과 서울 표정.

■개별상봉 서울 롯데월드호텔 객실에서는 돌아가신 부모님을 애도하며 영정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가 하면 50년 동안차려주지 못한 생일상을 준비해 축하해주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동시에 만날 수 있는 인원이 5명으로 제한되면서 가족임을 확인하는 표찰을 바꿔가며 ‘릴레이 상봉’이 이뤄졌고미처 상봉장을 찾지 못한 가족들과의 휴대폰을 통한 ‘음성상봉’도 이어졌다.

■영양제는 필수 선물품목 개별상봉을 앞둔 가족들은 전날보다 한결 여유 있는 모습이었고 가족의 얼굴을 다시 보게 된다는 기대감에 들뜬 표정이었다.남측 가족들이 준비한 선물가운데 빠지지 않고 포함된 것은 영양제.대부분 북측 가족들이 필요한 것보다 많은 양을 준비했다.

■김일성 장군 사진 실랑이 최경석씨(66)와 남측 가족들의개별상봉에서 난데없이 남북 행사진행요원 사이에 밀고 당기는 실랑이가 벌어졌다.발단은 최씨가 객실에서 “김일성 장군의 사진을 어머니께 보여주겠다”며 사진이 실린 책을 펼치려고 한 것.이에 남측 요원은 “사진을 보여주는 것은 합의사항 위반”이라며 제지하자 최씨가 “자유로운 상봉을 왜가로막느냐”며 항의,최씨와 남측 요원들이 설전을 벌였다.

◆ 남측방문단과 평양표정.

■생일상 이날 밤 고려호텔에서 가족이 함께 한 만찬에서는2차 방문 때처럼 남측 방문단 노부모를 위한 생일상이 차려졌다.

납북 여승무원 성경희씨(55)의 어머니 이후덕씨(77)와 채현석씨(87)는 만찬장 연단 쪽에 별도로 마련된 생일상을 받았다.

■김정일 위원장 선전 만찬에서 북측 가족들은 앞다투어 상봉을 김 위원장의 덕으로 돌리는 노래를 불러 남측 가족들을당황하게 했다.

그러나 ‘우리의 소원’이 흘러나오자 만찬장의 가족들은모두 일어나 박수를 치며 합창했고 일부는 어깨춤을 추기도했다.

■개별상봉 “수남이는 왜 없어.얼굴 한번 보려고 50년을 수절하며 살았는데…”평양 고려호텔 1921호실에서는 남에서간 김유감 할머니(77)가 북의 두 딸을 앞에 놓고도 나오지않은 아들만 찾아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김 할머니는 “동생이 기계공학 기사로 중국에 출장가서 나오지 못했다”는 딸들의 설명을 듣고도 믿어지지 않는 듯 설움의 눈물만 쏟아냈다.할머니는 “내일이면 여든인데 여기까지 와서 아들도 보지 못하고 가야 하다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넋두리했다.

■난데없는 주적론 올케와 조카를 만나기 위해 평양에 온 여순복씨(73)에게 조카 여성준씨(54)가 난데없이 ‘주적론’을펼쳤다. 성준씨는 “왜 남한에서 우리를 보고 적이라고 하는지 정말 기분이 좋지 않다”며 주적론을 거론해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었다.

평양 공동취재단 최여경 이송하기자 kid@
2001-02-2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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